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 이제 28개월 된 딸이 엄마를 이해해 주길 바라는 건 너무나 큰 욕심이었다.
3월부터 새 일을 시작하게 된 나는 새직장에서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더 힘들었던 건 늘 함께 했던 내 딸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경력 단절이 되지 않게 부단히 도 노력했고 그 노력의 결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기회가 생겼지만 새 직장은 강원도 어딘가 위치한 곳이라 새벽 5시 일어나 아침 첫차를 타고 출퇴근해야만 했고 그것 때문에 잠들어 있는 딸의 모습을 보고 나와야만 했다.
아직은 어려서 잠들 때 엄마가 있어야만 하고 일어나서는 엄마를 찾는 우리 딸…
지방에 조그마한 오피스텔을 얻어놨지만 딸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곳에서 잠을 잔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기에 편도 3시간 거리는 매일 출퇴근하고 있다.
어제 오후에는 zoom meeting이 있어서 차를 타고 급히 와서 어린이집 하원을 시키고 집에 오자마자 부랴부랴 회의 준비를 하고 27개월 딸을 옆에 앉혀 회의를 했다.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다 지쳐하길래 손에 핸드폰을 쥐어주고 유튜브 아기상어를 틀어줬더니 한 시간을 잘 버텨줬다. 너무나 대견하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 무렵 딸아이가 방을 나가서 자기 침대에 가서 가장 좋아하는 오르골을 틀어 놓고 혼자 서럽게 막 우는 것이었다. 고작 28개월 된 딸이 그렇게 서럽게 울 수 있다는건 상상도 못했다.
바쁜 엄마가… 원망스러웠나 보다…
회의를 하다 말고 우리 딸이 너무 가여워서 달려가서 안아줬다… 그리고 금방 달래서 다시 pc앞으로 데려와 다시 회의를 하다 보니 내 현실이 너무나 비참했다. 일은 일대로 손에 안 들어오고 28개월 딸에게는 한없이 미안하고…
월급에 교통비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정말 남는게 없어서 그야말로 나의 자아실현 밖에 안되는데 나는 무엇을 위해 이러고 사는 것일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 시간을 이겨내라고 나에게 말한다. 그러다 보면 좋은 날이 올꺼라고…
오늘도 일하다 말고 딸이 너무 보고싶어 딸아이의 사진을 보면서 눈물 흘리다 금새 눈물을 닦고 일을 시작했다.
이렇게 버티다 보면 더 좋은 날들이 많겠지…
사랑하는 우리 딸, 조금만 더 이런 엄마를 이해해 달라고 조심스럽게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