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용했던 모든 돈들에게 - 2024년 9월 결산
미칠 듯이 더웠던 날씨가 조금 누그러지는 날에는 종종 외출을 했던 9월이다. 원래 파워 J=계획형 인간이어서 어딜 갈지 미리 다 알아보고 약속을 잡는 편인데, 가을을 맞이해 산을 오르며 평소 가보지도 않던 등산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알 수가 없으니 계획도 미리 짤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하산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무인카페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돈도 딱 2천 원만 썼다. 커피 캡슐 값! 예상치 못한 소박한 기쁨이었다.
그날 만난 친구 생일선물로 백화점에서 파는 핸드+바디워시를 사갔다. 내가 평소 쓰는 평범한 마트 제품들의 대여섯 배 이상 비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하나도 돈이 아깝지 않았다. 원래 선물은 내 돈 주고 사기 아까운 걸 사주는 게 좋고, 무엇보다 나의 선물을 받은 사람이 잠깐이라도 향기로운 시간을 보내길 바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일에서 보람을 느낄 때도 있지만, 우리 대부분은 사실 백수가 체질이다. 더군다나 일이 내 맘대로 되지 않아 괴로울 때가 있다. 그래도 이번에 교훈을 얻었으니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게다가 에어비앤비 대신 친구들을 불러 모을 내 집을 마련하려면 월급이 꼭 필요하다. 아니, 그전에 한 달을 잘 이겨내고 소비와 저축을 하며 일 인분 이상의 삶을 살려면 나의 작고 소중한 월급이 매우 절실하다.
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러 늦은 밤 동네를 가족들과 산책하는 일이 좋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판교까지 기꺼이 가는 삶이 좋다. 흑백요리사를 보고, 유튜버가 추천한 편의점 버거를 사 먹어보는 일이 즐겁다. 나의 행복에 언제나 돈은 필수다. 적든 많든 돈은 꼭 필요하다. 그렇다면 나는 기꺼이 돈을 좋아하기로 했다. 적게 써도 즐겁고 많이 써도 즐거운 돈을 소중한 나의 친구로 삼을 것이다. 그렇게 든든한 나의 삶을 꾸려갈 것이다.
1. 저축: 85만 원 > 누적 693만 원 (월 77만 원)
- 청년도약계좌 70만 원
- 청년주택드림청약 10만 원
- 연금 및 상조회 5만 원
2. 투자: 305,719원 > 누적 약 5,185만 원
- 주식 예수금 입금: 29만 원 (현금 부수입 52,982원 포함)
- 주식 수익 재투자: 15,719원 (매매차익 3,759원 + 배당 0원 + 연금 11,960원 + 공모주 0원)
3. 지출: 639,255원 (월 예산 139,255원 초과) > 누적 약 619만 원 (월 69만 원)
- 고정비 141,450원 (교통비, 통신비, 보험료, 헌금 포함 / 십일조 제외)
- 변동비 497,805원 (추석 용돈, 가족모임 1번, 약속 5번, 전시회 1번 포함)
4. 부수입: 110,982원 > 누적 약 141만 원
- 현금성 부수입 52,982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 지출방어 부수입 58,000원
롯데상품권 5만 원,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잔(4,500원), 알로에음료 500ml(2,500원), 왕꿈틀이(1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