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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늘 아래 우리.!

by 여행가 박진호
비가 그친 하늘이 유독 멋있었던 일로일로

이곳의 날씨는 정말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 한 버라이어티 한 날씨의 연속이다. 내가 있었던 시기가 마침 우기였는지 비가 정말 자주 왔고, 한 번 내리면 엄청난 돌풍을 동반하는 날씨 탓에 잠시 편의점에 가려고 숙소를 나섰다가 도저히 가지 못할 것 같아 되돌아갔던 적도 여러 번 있다. 또한 이곳에서 한국인은 인기스타 그 자체이다. 지나가다가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자,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던 어린이, 경찰관, 등등... 종종 여러 필리핀 현지인 분들과 사진을 찍어드렸다.


한 주가 지나고 새로운 주를 맞이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과도 서서히 친해져 가는 중이고 필리핀에서의 생활 패턴도 생기기 시작했다. 나의 눈은 10시가 되면 잠을 청했고 5시 50분이 되면 닭의 울음소리에 잠이 깼다. 다시 군대로 돌아온 건가?ㅎㅎ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이제 전혀 어렵지 않다. 아직까지는 꾸준히 헬스장에 나가서 운동을 하는 중이고 성경 필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영어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는 있지만 다른 해야 할 것들도 있기에 눈을 뜨고 있는 순간만큼은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중이다. 한 주가 지나서 학교생활도 어느 정도 적응을 했다. 1교시부터 3교시까지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한 후 4교시 공강 시간에는 카페에 가거나 카페테리아에서 쉬었다. 5교시가 되면 문법 수업을 듣고 문법 수업이 끝나면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나의 식사메이트! Kazu, Justin 그리고 Jay.!

점심의 힘으로 6~8교시를 버텼고 8교시가 끝나는 4시가 되면 남들보다 일찍 수업을 끝마쳤다.

4시가 되어 수업이 끝나면 같이 끝난 Kazu 혹은 Justin과 함께 저녁을 먹고 숙소에 복귀했다.

숙소에 복귀하면 나는 가방만 방에 던져놓고 일로일로 강 산책을 했다.

일몰이 정말 이뻤고 평화롭고 조용해서 Westlife의 노래를 들으며 산책하기 아주 좋은 곳이었다. 일로일로 강을 하프코스로 돌고 나면 바로 옆에 있는 Molo church로 향했다. 그곳은 나의 안식처이자 기도의 장소였다. 기도 제목이 생기거나 고민이 생기면 그곳에 가서 주님께 기도를 하곤 했다.

그날 저녁밥을 많이 못 먹은 날에는 그 옆 Jolibee에서 간식을 사 먹기도 했다. 밖에서 모든 볼 일을 마치면 다시 숙소로 돌아와 환복을 했다.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월, 화, 목, 토요일에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헬스 장에서 운동을 마치면 숙소로 돌아와 씻고 성경 필사 혹은 숙제를 했다. 그러다 보면 금방 9시가 된다. 그제야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를 보며 나의 시간을 보냈다. 나의 팀 한화 이글스의 경기 결과도 챙겨봤다. 10시가 될 무렵이면 내 눈은 일을 끝냈다는 듯 내 의지와 관계없이 자꾸 눈을 감았고 그렇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계속됐다.


#나의 별명은 열정맨

학교에서의 생활 역시 성실하게 하려고 하는 중이다. 수업 시간 3분 전부터 학생들에게 Time to have a class! Time to have a class를 외치며 강의실로 가라고 했고 그럴 때마다 학생들은 나에게 아직 3분이나 남았어요!!라고 말해주며 나의 약간은 과한 열정을 잠재우려 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수업이 끝나는 날까지 Time to class를 외쳤다) MBTI 극 J인 내 기준으로는 온전한 수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3분 전에 강의실에 가서 짐을 풀고 책을 꺼내서 페이지를 편 후 선생님과 담소를 나누다가 정시에 수업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런 나를 보며 열정맨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 별명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학생들이 1주 만에 나를 인정해 준 것이다. 이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야겠다.!


이제 점점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는 나의 언어연수이다. 이곳에서 짧은 기간 동안 성장 하기 위해 필요한 더 많은 노력과 고민,.. 그리고 성장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느끼는 뿌듯한 감정, 행복한 고민이라는 제목으로 내게 주어진 숙제들을 순조롭게 해 나가는 중이다.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소중한 시간들이 훗날 필리핀의 멋진 하늘처럼 내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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