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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엠지MZ대리 Sep 05. 2023

미안합니다

리치디보스 긍정의 말 두번째




'제가 틀렸습니다'와 '미안합니다'는 마치 한 쌍과 같아서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한 후에는 사과를 해야 한다. 혹은 할 수 있다. 혹은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얼마 전에는 헤어진 사람과 대화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때 내가 했던 수많은 이야기 중에 그간 느끼고 있었지만 언어로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순간적인 언어로 풀어지는 일이 있었다.


"당신을 만날 때는 출발점이 나였기 때문에 이것도 서운하고, 저것도 이해되지 않고 그런 마음이 가득했는데, 이후에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건 나를 위한 출발점이더라. 당신을 출발점으로 두고 생각해 보니, 당신 입장에서는 꽤 커다란 애정과 마음을 쓰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는 몰라줘서 미안했다."


영어 표현 중에 'be in somebody's shoe 상대의 신발을 신어 보라'라는 표현은 한국말로 치환하면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한다'라는 의미인데 어찌보면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직관적이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한다는 건 머리로 생각하는 것인데 반해, 상대방의 신발을 신는다는 건 뭔가 더 실질적인 액션이 더해져 적극적인 이해의 행동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상대의 신발을 신는다'라는 표현처럼, 나는 관점의 출발점을 내가 아니라 상대에게 둠으로써 비로소 그 진심을 깨달았다. 비록 시기적으로는 늦었지만 말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공감한다는 것이며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해뿐만 아니다. 미안한다는 말에는 상대를 치유하는 힘이 들어 있어 나 스스로의 양심의 가책을 벗어남은 물론 상대방의 삶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내어 진심을 전했던 대화 덕분에, 더 사과하고 싶은 사람이 생각났다.



"미안해. 정말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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