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인트 Mar 21. 2023

좋은 글? 우선 친절한 안내자가 되라

미디어 글쓰기는 설득 커뮤니케이션이다


 1. 미디어 기사는 사실(팩트)와 정보, 주장을 일반 대중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글이다. 직장상사나 지도교수, 자기 자신 등 읽는 이(독자)가 따로 있는 논문·보고서·일기(日記) 등과는 다르다. 미디어 기사는 고등학생 수준의 독자라면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친절하게 써야 한다. 정보기술(IT)이나 법률 전문지처럼 특정 독자층이 있는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좀 더 심층적인 내용을 다룰 뿐 글이 난해해선 안된다는 얘기다.


2. 가끔 후배들이 작성한 기사 초안을 읽다보면  쉽게 풀어 써줄 수 있음에도 보도자료에 기재된, 취재원이 말한 난어(難語)들을 그대로 옮겨 쓰는 경우가 많다. 글쓰는 업력이 짧은 기자일수록 전문용어 혹은 업계 속어들을 써야 있어보인다고 생각한다. 이는 착각이다. 어려운 단어나 모호한 수식어가 남발된 기사를 좋아할 독자는 없다. 쉽고 짧고 직관적인 글이 고급스럽고 세련된 글이다. 어려운 단어는 쉬운 단어로, 모호한 수식어는 직관적인 수식어나 여의치 않으면 그냥 빼라. 글이 쉬워진다.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이런 게 있다. 잘 들어봐!! 


3. 글(기사)를 구성할 때도 마찬가지다. 기자가 얘기하고 싶은 팩트(사실)가 뭐고, 그걸 이해하는 게 왜 중요한지, 독자 입장에서 뭘 생각해봐야 하는 지 충실히 설명하고 설득해라. 어려운 용어나 상황이 있다면 친절하게 이를 풀어주자. 전망이나 분석에는 그 이유(판단의 근거)를 대고 구체적인 예시를 들자. 면전에 두고 말로 설명하듯 풀어낸 글이 좋은 글이다. 


4. 첫문장이 중요하다. 첫문장을 읽고 독자들은 계속 읽을 것인지, 안 읽을 것인지 판단한다. 리드문이 의미심장하더라도 재미없거나 조금 난해하다면 차라리 사례로 대체하자. 이 글을 왜 썼는 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지 보다 직관적으로 전할 수 있다. 제목이든 리드문이든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더 글로리', '피지컬: 100', '카지노'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작 콘텐츠들이 줄줄이 공개된 가운데 몰아보기 개념의 요약본 영상이 또다른 시청 패턴으로 부상하고 있다. 


넷플릭스 대작 '더 글로리' 개봉을 전후로 OTT에 가입해서 콘텐츠를 즐기기보다 유튜브 등에서 몰아보기 영상으로 감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스트레이트 기사의 리드문. 하지만 문장 자체가 흥미롭지 않다. 친절하지도 않다. 독자들에게 왜 이 글을 써야 했는지, 왜 흥미로운지 글 쓰는 이가 적극적으로 소구해야 한다. 이럴 때  리드문에 사례를 하나 달아주면 어떨까. 누구나 한번씩 공감해봄직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된 지난 10일, 드라마 애청자인 최모(31)씨는 넷플릭스가 아닌 유튜브를 들락거린다. 유튜버들이 올린 '더 글로리 파트2 몰아보기' 요약본 영상을 보기 위해서다. 최씨는 '오징어게임', 'D.P' 등도 몰아보기 영상으로 봤다. 몰아보기 영상으로 봐도 핵심적인 하이라이트는 다 들어있는데다 콘텐츠 소비하는데 몇 시간씩 허비할 필요가 없어 좋다. 이쪽저쪽 온라인영상서비스(OTT)에 가입할 비용까지 줄여준다.

'더 글로리', '피지컬: 100', '카지노'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작 콘텐츠들이 줄줄이 공개된 가운데 몰아보기 개념의 요약본 영상이 또다른 시청 패턴으로 부상하고 있다. 



4. 전문 용어나 영문 약자 등은 꼭 풀어주자. 친절한 기사의 기본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AI(인공지능), MSP(Management Service Provider; 클라우드관리서비스사업자)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NFT(대체불가토큰), NFC(근거리무선통신), SI(시스템 통합) 등 이제는 독자들이 다 알 것 같은 전문용어도 기사 중 첫 등장할 때 괄호로 표기한다. 


신조어도 마찬가지다. '밈(Meme; SNS 등에서 유행해 다양하게 복제되는 짤방 혹은 패러디물)' 등 MZ세대는 대부분 알고 있더라도 괄호로 가볍게 의미를 풀어준다면 용어를 처음 접하는 그 윗세대들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5. 시각물을 붙여주자.

해설·분석 기사의 경우 시각물 혹은 자료 사진을 붙여준다. 특히 전체 기사 핵심을 보여주는 개요도 및 그래프는 독자들에게 보다 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소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당장 써야할 기사가 아닌 기획 콘텐츠의 경우 시각물을 미리 미리 준비하자. 시각물은 독자에 대한 배려이자 내 콘텐츠를 더 많이 읽히게 하는 마케팅 도구다. 이를 적극 활용하자.

작가의 이전글 단단한 글짓기? 설계도를 잘 짜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