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고양이랑 함께 삽니다
어둠이 떠나지 않은 방 안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아침과 나를 일으키기 위한 디지털 소음이 방 안을 서서히 채운다. 눈을 뜨지도 못한 채 손을 더듬어 핸드폰을 찾기 시작한다. 핸드폰 감촉이 느껴지면 힘겹게 눈을 반쯤 뜨고 종료 버튼을 찾아 한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나의 하루는 시작되었다.
다랑이와 함께하기 전의 출근을 위해 알람 소리에 7시쯤 깨는 나의 아침의 모습이었다.
이제는 아침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새벽 6시, 다랑이의 하루시작된다.
다랑이의 눈을 뜨고 하는 첫걸음은 어제 밤 사이에 아무 일 없는지 집 안을 살펴보는 것이다.
캣타워를 오르내리며 나는 "쿵" 소리를 내기도 하고
방 사이를 돌아다니며 나는 "삭삭" 발걸음 소리를 내기도 한다.
아침부터 부지런한 다랑이의 경계근무 소리가 잠들어있던 나의 정신을 조금씩 깨어나게 한다.
매번 평화롭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누워있는 나에게 격하게 달려와 몸을 밟고 뛰어오르면서 나를 깨기도 한다.
그럴 땐, 서서히 깨지 못하고, 한 번에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리고 내가 늦잠을 자는 경우, 다랑이는 조심히 내 가슴 위로 올라와 내가 숨을 쉬는지 아닌지 본인의 코로 생사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는 다랑이의 따듯한 숨결에 잠이 깬다. 잠에서 깨는 순간 생사를 확인해 주는 다랑이의 따뜻함에 포근함을 느낀다.
이렇게 다랑의 아침알람을 통해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키면, 다랑이는 내 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내 다랑이의 아침 인사가 시작된다. 내 손 근처로 다가와 자신의 목덜미와 얼굴을 비벼서 반가움을 표시한다. 밤 사이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아침에 일어난 나를 보면 그저 반가운가 보다.
다랑이의 부드러운 털의 감촉과 따듯한 온기가 오늘 하루도 살아있음을 느끼며 반가움을 표시하는 모습에 이른 아침부터 마음이 따뜻해진다.
다랑이와 함께하면서 내가 맞춰놓은 기상알람보다 먼저 일어나 알람을 끄는 날이 많아졌다. 그렇게 천천히 알람소리보다 먼저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었다. 다랑이의 규칙적인 삶이 나에게 새로운 생활 패턴을 형성하게 했다.
그렇게 나는 기상알람을 없애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