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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A Mar 31. 2024

복잡한 세상 속에서의 단순한 삶

고양이와의 시간: 삶의 순간을 배우다 (5)

다랑이의 일상생활을 보면 단순하다.

잠에서 깨면 집 안 이곳저곳 위험한 것이 없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사냥을 시작한다(보통은 놀아달라고 야옹하고 소리를 낸다). 사냥 놀이가 끝나면 허기진 배를 채우고 몸 단장(그루밍)을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는 캣타워에 올라가 잠을 잔다.



나도 다랑이와 함께하면서 아침형 인간이 되면서 생활패턴이 단순해졌다. 

부지런한 다랑이 덕분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과 일찍 귀가하는 규칙적인 일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면 잠에서 아직 덜 깬 몸과 뇌를 깨우기 위해 이불을 정리하고 양치한다.

그러고 난 후, 밤사이에 비워진 다랑이 밥그릇에 사료를 채워주고 그 옆에 있는 물그릇에는 새 물로 갈아준다. 


출근 전에 잠깐 강의를  듣는데, 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다 인간의 심리 및 마음의 동작 원리가 궁금해져 사이버 대학을 다니고 있다. 그리고 출근 시간이 다가오면 출근 후 혼자 심심하게 있을 다랑이를 위해 한껏 신나게 놀아주고 출근한다.


퇴근하면 나는 집에 오기 전에 운동을 한다. 운동을 시작한 지는 어느덧 햇수로는 2년 정도 되었는데 이제는 일하고 나서 운동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식사도 자연스럽게 단순해졌다.

예전엔 힘들게 일한 나를 위한 보상 심리로 맛있는 음식을 먹곤 했다. 나에게 맛있는 음식은 튀긴 것이나 단 음식들이었는데 이것들은 대부분 몸에 좋지 않다.

운동하고 몸이 조금씩 좋아지니 조금씩 멋진 몸에 대한 욕심이 생기니 먹는 음식도 단순해졌다.

가능하면 가공되지 않은 음식과 원재료를 알 수 있는 음식들 위주로 먹으려고 하니 메뉴가 단순해졌다. 



이렇게 먹는 것과 생활이 단순해지니 몸이 가벼워지고 나를 들여다볼 시간이 많이 생긴다.

나를 들여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구별되기 시작한다.


나를 조금씩 알아가니 생각도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진다.

무언가 결정할 땐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아닌지를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일단 시작한다. 시작해 보고 안 되면 한 번 더 해본다.

그래도 되지 않고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으면 그냥 포기한다.

이해득실을 많이 따지지 않으면서 단순하게 생각한다.


예전에 내가 바라는 일이 되지 않으면 아쉽고 실망하는 마음이 오래갔었다.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고 삶을 대하니 바라던 게 되지 않을 땐 아쉽긴 하지만 그 마음이 오래가지는 않는다.

되면 되는대로 좋고, 안되면 되지 않은 대로 좋은 것이다.


또한, 인생에 고민이나 문제가 생기면 그냥 해결하면 된다. 

그 어떤 고민과 문제도 해결되지 못하는 건 없다. 

문제에 답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사람 욕심 때문에 보다 나은 답, 후회하지 않을 답을 찾기 위해 나를 어렵게 만들던 것뿐이다. 



그저 나를 들여다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 그저 나아가기만 하면 될 뿐이다.


힘들게 고민하면서 선택한 행동에 후회하면서 과거에 살아 잡혀 살던 나를,

단순해진 삶을 통해 이제는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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