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100일 차
수면내시경을 마치고 회복실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 저 마취 중에 이상한 말 안 했나요?
라고 물어봤지만 간호사는 대답이 없었다. 아마도 내가 마취가 덜 깨서 헛소리 안 했냐고 물어보는 헛소리를 하는 것이라 생각했나 보다. 회복실에로 도착해서 다시 잠이 들었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간호사가 이름을 불러 잠에서 깼다. 다시 물어봤다.
- 저 진짜 궁금해서 그런데, 물어볼 때마다 아무 일 없었다고 말해주시긴 하는데 정말 저 수면마취 중에 헛소리 안 했나요? 뭐라고 했어요?
간호사는 본인은 내시경실에 들어가지 않고 회복실에만 있어서 모르겠지만, 적어도 회복 중에는 가만히 잠만 잤었다고 말해줬다. 왜 나는 내시경 중에 내가 뭐라고 했는지가 항상 궁금한 걸까? 다들 궁금 해들 하나요? 듣기로는 술 취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던데, 나는 술에 취하면 조용히 혹은 몰래 술자리를 빠져나와 집으로 간다. 그리고 잔다. 그래서 그런 건지 프로포폴 후에도 잠만 자나보다. 확인은 안 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