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눈에는 H와의 연락이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무의미한 수다로 보였던 모양이다. 엄마의 날카로운 시선에 왠지 모를 서운함이 밀려왔다. H와 나는 의미없는 빈말을 주고받는게 아니라 진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고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고민을 나누고, 좋은 말도 주고받고 응원과 위로도 하며 서로 의지가 많이 된다고. 결혼 안 한 노처녀끼리 논다고 해서 쓸데없는 대화만 주고받는 건 아니라고 정색하며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는 왜 우리의 대화를 가볍고 하찮게만 생각하는 걸까.
곧 마흔의 노처녀 둘이서 매일 16시간 동안 카톡을 주고 받는게 시간 낭비라고 여기는게 싫다. 답답한 마음에 나는 H와의 카톡창을 켜고 과거의 대화들을 훑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