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새치 주름살 볼 때
뱃살 잡았다가 배 두드릴 때
시내가 어지러울 때
조금 걸었는데 눕고 싶을 때
누웠다 일어났는데
베개자국 안 없어질 때
젊음이 좋구나
젊으니 다 예쁘구나
혼잣말할 때
앉았다 일어나며 아이고
일어나 있다 앉으며 아이고
혼잣말할 때
긴 양말에 안정감 느낄 때
춥다고 내복 떠올릴 때
사업자등록증 볼 때
알바한테 정치 얘기할 때
친구 애들 간만에 볼 때
술 취해서 애들한테 용돈줄 때
화가 참아질 때
알아도 모른 척할 때
반가운 이름이
혹시 부탁일까 싶어
선뜻 받기가 망설여질 때
음식도 사람도
사랑도 친구도
더부룩할 때
술이 안 깰 때
상조회사 광고를
우두커니 보고 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