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대학 준비해볼래?"
지난주만 해도 체대에는 1도 관심없던 아버지였다.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알고보니 지난 주에 그 선생님께서 부모님한테 전화를 드렸다고 한다. 그 후 아버지께서 동료 체육대학 교수님께 의논을 하셨는데 의외로 그 교수님께서 체육대학 진학을 강력하게 추천해주셨다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체대에 진학하면 뭘 배우는지 조차 감이 없었다. 고백하건대 오히려 강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공부는 못하고 몸만 건강한 사람들이 가는데 아닌가?'
(그렇다고 공부를 잘했던것도 아니다)
'체육선생님이 될게 아니라면 체대에 진학하는게 의미가 있나?'
(그렇다고 뚜렷한 꿈이 있었던것도 아니다)
아버지는 우선 학교 선생님과 다시 이야기를 나눠보라고 하셨다. 확실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터라 쉽게 마음이 동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방향을 정한것도 아니기에 어른들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다음날 선생님을 찾아갔다. 선생님은 부모님과 통화를 했다며 나를 앉혀놓고 왜 체대에 가야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요점은 이거였다.
1. 앞으로 건강, 체육 쪽 분야의 전망이 밝을 것이다.
2. 체육 쪽에 알려지지 않은, 세분화 된 분야와 직업이 많다.
3. 그러니 네가 한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가 되면 된다.
4. 너 체육 좋아하지 않느냐(?)
현재 내 성적이 공부하는 시간을 줄이면 너무 아까울 정도로 좋은게 아니라면(반에서 중간정도 했었다) 좀더 가능성 있는 방향으로 시야를 넓혀보자는게 선생님의 결론이었다. 아무 목적없이 공부하고, 때 돼서 수능보고, 성적에 맞춰서 전공을 선택하는 것보다 이미 체력적으로 갖춘것이 있으니 미리 전략적으로 준비를 해서 좀더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체육을 좋아하기도 하고 말이다.
집에 돌아가 부모님과 상의 끝에 나는 체육대학 진학을 준비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공부를 소홀히 하지는 않되, 2학년 되어서부터는 문과도 이과도 아닌 예체능 반에서 입시를 준비할 것이다.
여전히 체대에 진학하면 뭘 배우는지는 모르는 채 나는 2학년에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