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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 Oct 04. 2023

사람을 돋보이게하는 옷 - Lemaire

미니멀 + 뉴트럴 컬러 = 르메르

 

 이전 글에 잠시 언급했다시피 색감에 많은 관심을 쏟은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그 때는 그림을 그려도, 옷을 입을 때도 색감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나를 색감에 관심갖게 만든 영화라면 르메르는 내가 본격적으로 색감에 빠져들게한 브랜드이다. 유니클로와의 협업으로 유니클로 U라인을 출시하면서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까워진 브랜드, 르메르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Christophe Lemaire and Sarah-Linh Tran

 르메르는 1991년 크리스토프 르메르에 의해 만들어진 브랜드다. 크리스토프 르메르는 라코스테, 에르메스 등 여러 유명 브랜드에서 활약하다 영원한 그의 뮤즈, 사라 린 트란을 만나 지금의 르메르를 완성하게 된다.


미니멀

 지금은 미니멀리즘이 클래식이 되어가지만, 미니멀의 선두주자인 르메르에게는 하나의 정체성이다. 크게 화려하지 않은 르메르의 옷은 편안함, 기능성 등 옷의 본질에 집중한 디자인으로, 심심해보일 수 있지만 어디에서나 어울릴 수 있는 실용성을 가진다. 일상에서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자연스러운 옷으로 입는 사람이 더욱 돋보일수 있게 한다는 것이 르메르의 방식이다.


그리고 이런 미니멀에 색감이 더해지면 르메르의 철학이 완성된다.


 칼라
르메르의 쇼는 인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모델들이 등장한다.


 르메르는 의상을 또 하나의 메이크업이라고 여긴다. 그런 의미에서 르메르의 철학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바로 색감이 아닐까 한다. 르메르의 옷은 주로 소프트한 베이지나 브라운, 그레이, 화이트 등의 뉴트럴 칼라를 입는다. 중립적인 느낌의 뉴트럴 칼라를 사용하는 이유는 입는 사람의 피부톤, 혈색을 고려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스킨톤과의 조화를 잘 이루는 것이 뉴트럴 계열의 색감들이다.


 

 르메르의 트레이드 마크라고도 볼 수 있는 단색 스타일링은 페인트 통을 뒤집어 쓴 듯한 느낌이 든다. 

오로지 실루엣과 단색, 피부톤 3가지만으로 궁극의 조화로움을 선보이며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미니멀한 실루엣에 피부톤을 고려한 색상. 이 두가지는 단순히 르메르가 가진 차별점이 아닌, 입는 이를 돋보이게 하려는 르메르만의 철학인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zrDLEGp-NUo&t=488s 

 

개인적으로 르메르의 2023/2024 fw 컬렉션 영상을 제일 좋아한다. 파리의 의과대학인 피에르 마리 퀴리(Pierre et Marie Curie)의 테라스에서 진행했는데 일반적인 쇼와는 거리가 멀다. 영상 속의 모델들은 자유롭다. 의자에 앉아있기도, 난간에 기대있기도 하고 서로 대화를 주고 받기도 한다.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의 거리를 그대로 가져다놓은 듯한 이 쇼는 일상의 언제 어디서든 함께할 수 있다는 르메르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한 쇼라고 생각한다. 꼭 한번 보는걸 추천한다.


 르메르는 클래식이 되어가고 있다. 미니멀리즘의 선두주자라는 포지션이 아닌, 르메르만의 올곧은 철학이 지금의 르메르를 이끌고 있다. 나도 물감통을 한번 뒤집어 써보고 싶어, 나에게 맞는 색감과 실루엣을 찾아 고군분투 중이다. 르메르는 비싸서 엄두도 못내는 나같은 일반인에게 유니클로 U라인은 너무도 반가운 존재. 언젠가 나도 색상별로 옷을 구분한 옷장을 갖고, 나를 돋보이는 옷을 입고 다니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이미지 출처 : https://us.lemaire.fr/

영상 출처 : https://www.youtube.com/@FFChannel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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