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드릴 학교는 독일 베를린 근교에 위치한 콘라드 학교입니다.
처음 학교를 들어서자마자 '숲 속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숲으로 가득 찬 학교였습니다.
이 학교는 "아이들이 교실에서처럼 숲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몬테소리 교육학에 기초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학교는 무학년제도 이루어지며 크게 1~3학년은 다람쥐 아이들, 4~6학년은 매 아이들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 456명의 학생과 19개 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35명의 일반교사, 4명의 종교 및 도덕교사, 23명의 돌봄 및 보조교사, 시설주무관 1명, 행정보조원 1명, 2명의 사회복지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교장선생님도 8시간 교과수업을 한다고 합니다.)
지난번 레겐보겐 학교처럼 학교 입구에서 Hans-Gerrit Plessen 교장선생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는 수업을 보여주었습니다. 과연 어떤 형태로 수업이 진행될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동안 야외수업은 많이 해보고 참관도 해봤지만 교실 전체가 야외로 옮겨진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더욱이 아이들이 개별적으로 무엇을 공부할지 스스로 정하고 개별 혹은 그룹으로 모여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학교는 아이들의 개별화와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다고 하네요. 이번 야외수업은 2명의 일반교사와 2명의 보조교사가 함께 참여해서 수업을 도와(?) 주었습니다.
다음으로 학교 시설을 둘러보았는데 우리 아이도 이런 학교에 다니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학교가 넓고 쾌적했습니다. 자연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랄까??
간단하게 시설을 둘러본 후 Hans-Gerrit Plessen 교장선생님의 특강이 있었습니다.
- 학생들이 편안함을 느끼며 배울 수 있는 생활공간 제공을 중시하는 학교로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학교
- 환경교육 관련 우수프로그램(정규교육과정) 운영, 자연 친화적 프로젝트 운영, 눈높이 교육 실시
- 이 학교는 장애, 부진아, 영재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다니고 있으며 이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자녀가 대부분 다님
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생략하겠습니다.^^
교장선생님의 특강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교실을 둘러보며 수업을 참관했습니다. 한국 교장선생님 22명이 4개의 팀을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직접 팀별로 인솔하며 안내했습니다.
야외 수업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각자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시간에 한 과목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과목을 배운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오늘 공부할 내용을 정하고 스스로 공부하고 교사는 옆에서 안내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위 교실에서도 수학, 영어, 과학, 정보 등 배우는 과목이 다양했습니다.)
수업참관에 끝나고 질의응답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이때 학생들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한 교장선생님이 같은 학급 내에서 여러 학년이 어울려서 수업을 배우는데 어려운 점이 없는지 질문을 했습니다. 이때 학생의 답변이 '잘 모르겠다'였습니다. 그 이유가 학교 들어올 때부터 이렇게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만, 저학년 친구들이 들어오면 알려줄 것이 많아서 귀찮다고 하네요 ㅎㅎ 참고로 교장선생님은 만약 지금 시스템을 바꾸어서 같은 학년끼리 반을 만들자고 하면 학생들 뿐만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도 반대할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언어처럼 기초 과목은 동일한 학년끼리 묶어서 수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처음 학교를 들어왔을 때는 학교 환경에 집중했습니다. 넓은 자연과 많은 교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보고 교장선생님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릴 적부터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콘라드 학교 경험을 잘 간직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