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N. 소. 우. 주. 지기의 생각을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삶에서 변화는 거부한다고 해서 안 해도 되는 그런 게 아니더군요. 모두가 시시때때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확실했죠. 그것도 그냥 숙제가 아니라 평생 과제!
모든 게 변한다는 건 당연하고 유일한 진실인데도 믿지 않으려고 노력 아닌 노력을 하며 지냈습니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
몇 년 전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읽었던 책 제목입니다. 그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었는데 거기까지였죠. 변해야 한다는 내용은 수긍했는데도 실천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살다 보면 변곡점을 만나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저에게도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 제가 중환자실에 있더군요. 밤새 기계 소리와 다른 환자들의 신음 소리를 들으면서요. 머리가 터질 것 같았죠. 새벽녘이 되어서야 머릿속이 잠잠해지며 안정이 되더군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도 자연스럽게 '지금처럼 사는 대로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끝난다면 억울해서 눈이라도 감을 수 있겠어' 뭔가 울컥한 게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왔죠. 잘 살고 멋있게 사는 건 둘째치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물론 현실에 충실해야 했지만요
우선은 몸부터 챙겼습니다. 건강을 조금씩 찾으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고요. 특히 변화와 관련된 저의 태도를 집중적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이유가 없는 건 아니지만 소극적으로 살았던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죠. 안정과 안전을 추구한다는 미명하에 변화를 피해 다니기 바빴네요. 스스로 변화를 포기하니 결국에는 변화를 강요당하며 살아야 했고요. 피동적이고 수동적이다 보니 결국에는 '변화'는 제 결정이 아니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리석었죠. 늦게라도 제 상태에 대해 정확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시작이기에 어떤 변화를 만들지 솔직히 저 자신도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의존적이었고 결정 장애로 애를 먹었던 저였기에 상상이 안 되거든요. 굳을 대로 굳어진 저 자신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이번 숙제는 정말 흥미진진하네요. 게다가 문제를 제가 직접 냈으니 더 흥분이 돼요
제게 주어진 남은 시간만큼은 잘 살아보려 합니다. 누군가들의 말처럼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덤일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