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N. 소. 우. 주. 지기의 세상 삐딱하게 보기
'걱정'에 대해 사전에는 두 가지 의미로 정의해 두었네요. 하나는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움', 다른 하나는 '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음'이라 되어 있어요. 저는 대부분 첫 번째 의미로 많이 사용하고 있죠
걱정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속담이 있어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입니다. 그만큼 걱정이 실질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 않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거겠죠.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달고 살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네요
걱정에 대해 얼마나 많은 속담과 격언이 있는지만 봐도 살면서 떼려야 뗼 수 없는 감정임을 알 수 있는 거죠. 그래서인지 양이 엄청나더군요. 내용들을 확인해 보면 부정적인 게 많은 데 이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네요
살면서 꽤 많은 시간을 들이는데도 정작 걱정하는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더군요. 그런데도 걱정을 놓지 못하는 건 옛말처럼 걱정을 사서 하기 때문이겠죠. 남 얘기가 아니고 제 자신의 일인지라 답답한 건 어쩔 수가 없네요
확률적으로 별로 높지 않은데도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거죠. 누구는 85%가 쓸데없는 걱정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79%는 아예 일어나지도 않는다고 하는데도 바뀌는 건 없고 걱정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네요. 상상 속의 문제들을 마치 일어날 일로 여겨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거냐고요
걱정을 너무 많이 하다가 정작 신경 써야 할 일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죠. 사람의 시간과 에너지도 한정돼 있으니까요. 당연히 변죽만 울리다가 중요한 일을 제대로 처리 못하고 손해를 많이 봤죠. 그런데도 계속 최악의 결정을 하도록 스스로를 내모니 문제가 아닐 수 없네요
걱정할 시간에 긍정적 생각과 에너지로 일을 추진하고 안 좋은 상황에 대해서는 대비만 해두면 될 걸 지레짐작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스스로 발목을 잡은 거죠. 게다가 걱정이 많은 사람은 표정이 어두워지니 결국에는 인상까지 안 좋아 보이게 되더라고요. 손해 볼 일에 더해 손해 볼 일이 얹어지는 꼴이니 말해 뭐 하겠어요
걱정이 꼭 필요할 때도 있지만 대개 불필요하다는 걸 인정해야겠네요. 특히 저 같은 경우는 걱정 때문에 불필요한 습관까지 가지게 되었거든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불편함을 많이 느끼다 보니 더 부정적일 수밖에 없고요. 걱정을 제 마음에서 확 덜어내 버리고 싶어요. 나쁜 습관도 함께 날려버리고 싶고요
그런데요. 살아 보니까 "이거다"하고 확신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더라고요. 분명 겉보기에는 불필요해 보이던 것도 상황에 따라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있더군요. 비록 자주는 아니지만요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걱정'이더군요. 펼쳐질 삶의 순간들 속에서 일어날 확률은 분명 적어도 혹시 모를 상황을 늘 대비하며 살고 있으니까요. 다만 중요한 건 '걱정'과 '대비'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같은 뿌리에서 시작되었는데도 뻗어나가는 방향은 분명히 다르니까요. '걱정'에서 시작했지만 계속 걱정만 한 때와 대비로 이어진 경우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크게 났으니까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게 되는 거죠
결론이 바뀌니 태도와 표정도 바뀌더군요. 완전히 딴 사람처럼요. 우선 걱정 속에서만 살 때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에 표정이 어둡고 칙칙한 데다가 자신감까지 없어 보일 때가 많았죠. 반면 걱정을 자양분 삼아 철저히 대비한 사람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 덕분인지 표정이 밝고 자신감까지 넘쳐 보이더군요. 신뢰감마저 높아진 건 보너스고요
확실히 달랐어요.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요"라는 광고 문구처럼요. 걱정만 하느냐 걱정되니 준비하느냐 중 하나를 선택한 거밖에 없었는데 그렇더라고요. 귀찮아서 그냥 있느냐 아니면 귀찮아도 조금 더 고민해서 대비를 하느냐의 차이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더군요
지금도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제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순수하게 즐기며 사는 게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그 적당한 선이 어디인지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걱정 속에서 우중충한 시간을 보내며 고생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더 중요한 건 어울려 사는 세상에서 혼자의 힘으로 모든 걸 해내야 한다는 어리석은 생각부터 애초에 버려야 합니다. 모든 걸 혼자 다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은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하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걱정이 전혀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분명 필요한 감정인 건 확실해요. 중요한 건 균형인 거죠
어쩔 수 없는 것까지 대비할 수는 없어도 대비가 가능한 건 해놔야 해요. 삶의 질 차이가 바로 여기서 난다고 생각하거든요. 피할 수 있는 건 피하고 원하는 일에 집중하며 사는 게 똑똑한 거 아닌가요. 대비할 수 있는 불행에 대해서는 충분히 준비해서 막고 열심히 '지금 여기'를 살면 무엇이 더 필요하겠어요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적당한 선을 지키면 돼요. 쉽지 않다고 좌절하거나 힘들어할 필요도 전혀 없어요. 모르거나 부족한 건 도움을 받으면 되고 여유가 되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우며 살면 되니까요. 그러면 '걱정'은 애물단지가 아니라 경보기가 되어 우리 삶을 지켜줄 테니까요
*표제의 그림 "이 이미지는 챗GPT를 이용해 생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