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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프로방스 May 20. 2023

2023년 망종 뜻 세시풍속 매실수확시기

                                  

  망종은 24 절기의 제 구 번 타자다.

소만과 하지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음력 4월이나 5월, 양력으로는 6월 6일에서 7일 사이에 들어 있다.  


여름의 문턱 입하를 지나면 만물은 아이처럼 쑥쑥 자라기 시작한다.


밭의 푸성귀나 풀들도 덩달아 성장한다. 물론 자연의 이치겠지만.


이 시즌에 들어선 생명체들은 성장의 흐름을 타는 것이다. 망종 절기 때는 본격적으로 농사일에 나서야 한다.


이 시기의 농사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망종시기에 행했던 세시풍속도 알아보기로 하자.


매실 수확 시기도 이 때다. 함께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유익하리라 생각된다.


                                  망 종 의 뜻      

 

벼 보리 밀 기장 옥수수 콩 같은 것들을 가리켜 까끄라기 식물이라 일컫는다. 망종이란 이런 식물의 종자를 거두거나 심는 시기를 뜻한다.


망종에 접어들면 풀이 지긋지긋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죄다 먹을 것으로 보이던 놈들이었다.


이제는 작물을 망치고 농부의 육신을 지치게 만드는 골칫거리로 변해버렸으니 어찌하면 좋을까.


세상의 일이란 다 이렇다. 어제의 사랑이 오늘의 원수로 변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망종 때 수북이 난 풀 한 포기를 지켜보면서 인생사의 이치 하나를 깨닫는다. 감사한 일 아닌가.


힘들어도 풀을 매주어야 한다. 태만하면 한 해 농사 종칠 가능성이 커진다.


이것이 망종절기가 경고하는 메시지다. 이렇게 껄끄러운 일들만 있다면 세상 살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자연은 성찬을 준비한다.

                                     


야산과 들녘에는 이름 모를 수많은 꽃들이 피어난다. 이들을 감상할 수 있음은 대단한 축복이다.


망종 때만 맛볼 수 있는 위로의 선물인 것이다. 자연은 공평을 베풀고 있다.


오동나무 꽃 찔레꽃 향이 코 끝을 기분 좋게 자극하는 이 즈음의 하루하루를 놓치지 말자.


밭고랑 어느 모퉁이에 심어진 이팝나무 꽃 때죽나무 꽃의 향기는 망종이 다 가도록 진동할 것이다.


전통적으로 망종 이후 15일간을 5일씩 나누는 삼후가 있다. 처음 5일 초 후엔 사마귀가 나타난다. 중후에는 왜가리가 울기 시작하며 말 후에는 개똥지빠귀가 울음을 멈춘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를 망종 이후 자연계를 예의 주시하며 확인해 보는 게 어떨까.


                               망 종 과 농 사


망종은 벼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다. 이는 모내기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 밖에 조 기장 콩 옥수수 고구마 등을 심는다.


맘이 급한 사람들은 5월에 심기도 하지만 새들의 표적이 되어 녀석들 밥이 되기 일쑤다.


그렇다고 너무 늦으면 생육기간이 짧아져 수확 때 쭉정이들이 많다. 남는 게 없는 장사란 이런 게 아닐까.


모든 일이 그렇듯 농사란 때를 잘 맞추어 나가야 하는 시간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망종기엔 논뿐만 아니라 밭까지도 손봐야 하는 때다. 일 년 중 가장 바쁘고 일손이 달리는 시기다.


오죽하면 불 쏘시계로 쓰는 부지깽이조차 따라나서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농부들은 별 보고 나갔다가 다시 별 보고 돌아올 정도로 정신없단다.


과연 농번기의 최고 절정은 망종 즈음임에 틀림없다. 다음의 전래 동요는 이런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다.


           엄마는 아침부터 밭에서 살고

           아빠는 저녁까지 논에서 살고

           아이는 저물도록 나가서 놀고

           오뉴월 긴긴 해에 집이 비어서

           더부살이 제비가 집을 봐주네

              < 작자 미상의 동시 >

                   

                            망 종 과 세 시 풍 속


망종 때 주로 먹었던 음식으로는 갓 수확한 보리가 있다. 이 시기는 지난가을에 수확한 쌀이 떨어지고 새로 수확한 보리가 아직 생산되지 못한 중간기다.


가난한 사람들에겐 견디기 힘든 시절이었다. 이른바 보릿고개 시절이란 이때를 가리킨다.


각 가정은 잘 익은 앵두를 따다가 오미자 물에 타서 먹곤 했다. 집 주변 대밭에는 죽순이 한창 때여서 이것도 훌륭한 양식이 되었다.


 꿀 또한 제쳐 놓고 지나갈 수는 없는 식품이다. 망종 때는 야산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아카시아꽃이 지기가 무섭게 밤나무 꽃이 그 자리를 메꾼다. 두 놈다 꿀의 좋은 재료가 됨은 말할 필요가 없겠다.


망종 날 남부 지방에선 풋보리를 베어다가 보리 그슬음을 해서 먹었다. 이렇게 하면 이듬해 보리농사가 잘 되고 곡식도 제대로 여무는 데다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단다.


 지역에 따라 보리 그슬음 대신 보리를 볶은 후 맷돌에 갈아서 죽을 쑤어 먹는 풍습도 있었다.


망종이 들었던 날짜를 두고 그 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치기도 했다. 이 절기가 음력 4월 이내에 있으면 보리농사가 풍년이라 보았고 음력 5월 이내에 들면 그 해 보리가 늦게 피어 망종 때 보리 수확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 편 전남을 비롯한 충남과 제주도에선 망종 날 천둥 번개가 치면 그 해 농사가 불길하다고 여겼다.



                           망 종 과  매 실 수 확 시 기


 매실 수확의 적절한 시기는 망종을 기준으로 잡는다. 일반적으로 망종을 지난 6월 6일부터 6월 25일 까지를 수확의 최적기로 본다.


이때를 지나면 매실 고유의 약리 효과나 매실 향 같은 여러 가지 유효한 성분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만다.


매실은 농약을 치지 않을수록 군데군데 썩은 자리가 생길 수도 있다. 매실은 영양학적으로 볼 때 섬유 성분이나 칼슘 칼륨 등이 풍부한 식품이다. 


피로해소를 돕는 구연산의 함유량 또한 월등하다. 각종 유기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천연의 알칼리성 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실은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청매실이다. 5월 하순경에 수확하기 때문에 덜 익은 상태의 열매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과육이 단단하고 식감이 좋아 주로 매실 장아찌나 매실청을 담글 때 사용한다.


둘째는 6월 말경에 수확하는 황매실이다. 요놈은 청매실에 비해 과육이 단단하지도 아삭아삭한 맛도 떨어지지만 과즙이 풍부하고 향이 진한 장점이 있다.


매실 쨈이나 매실청 술을 담을 때 유용하다. 피로해소를 위해서라면 청매실보다 황매실이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6월 중순 이후 수확한 황매실은 거의 한 달 이르게 수확한 청매실 보다 구연산이 무려 14배 이상이나 들어 있다.


매실 수확 시기를 결정하기에 앞서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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