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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즈빌 Sep 25. 2024

앱테크라 부를쏘냐,
게임과 리워드 공생

성공적인 보상형 미니 게임을 위한 필수 요소


4년전 쯤, IT 씬에서 독특한 포지션 명으로 소소한 주목을 받았던 회사가 있습니다. 채용 공고에도 디자이너, 개발자 등의 직군이 아닌 <Problem Solver>라는 이름 하에, 극악의 업무 강도와 최고의 보상을 내걸었습니다. 좋은 인재를 끌어들이는 대세의 전략이 '최고의 복지'로 자리잡은 판국에 거꾸로 흐르는 채용 플레이를 보며, '도대체 뭘 만들려고 이러지...?'란 생각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2년 전, 이 회사는 다시 회사명이 아닌 하나의 서비스명으로 제 주변의 단톡방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습니다. 농작물에 물과 비료를 주는 게임에 참여하고, 그 농장물이 다 자라면 '실물 농작물'을 집으로 보내주는 모델, 바로 <올팜>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어서 몇 번 클릭해 보고 말았는데, 까먹을 즈음엔 친구(라고 쓰지만 아마도 본인의 수확을 위해서 링크를 보내는 지인)가 자꾸만 카카오톡 메시지로 리마인드를 시키고, 물을 한번 주고나니 내 바나나에 비료라도 주고 싶어지고, 그렇게 자라다 달성률이 50%가 넘게 되면 매일매일 출근할 때마다 습관처럼 올팜을 켜게 되었습니다. 올팜을 하려고 <올웨이즈>를 켜다 보니 메인 화면에서 '어라, 맞다 계란사야지...'하며 바나나도 키울 겸 소소한 구매도 올웨이즈 쓰게 되더군요. 네, 저는 그렇게 올웨이즈의 충성고객이 되었습니다. 

게임에서의 추가 아이템 사용을 위해 친구 초대를 유도하고, 친구의 카톡이 비활성 유저를 다시 끌고오는 선순환


낯선 듯 낯설지 않은, 다마고치의 그림자

이 플레이는 실상 낯설지 않습니다. 90년대 유소년기를 보낸 누구라도 추억할 수밖에 없는 아이템, 바로 다마고치입니다. 다마고치 화면 속 알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나만의 애완동물이 태어납니다. 매일 눈뜰 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내 다마고치가 굶어서 죽진 않을까, 똥 치우는 타이밍을 놓치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하루 종일 저 조그마한 기기를 손에 꼭 쥐고 있곤 했습니다. 아마도 그 때 다마고치에 열광했던 아이의 마음 속엔 '보살핌에 대한 정서적 만족감'이 있었을 것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보살필 게 많아진 어른이 된 지금, 정서적 보상만으론 마음이 동하질 않습니다. 손에 잡히는 제대로 된 보상이 필요합니다. 그 지점을 콕 짚어낸게 올팜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보상이 전부는 아니기에 무언가를 키워내는 정서적 만족감, 미션을 즉각적으로 수행하며 얻어가는 적당한 성취감, 거기에 대한 실물 농작물이라는 물질적 보상이 클릭을 만들어냅니다. 혹은 어쩌면 유년 시절 다마고치에 대한 그리움 한 스푼이 마음을 움직이는 걸지도요. 



스타벅스도, 듀오링고도 이미 맛 본 게임과 리워드

결국 올웨이즈의 올팜은 '정서적 성취감과 물질적 보상을 채워주는 캐쥬얼 게임'으로 정의됩니다. 올팜이 워낙 핫했기에 이 글의 포문을 올팜으로 열었지만, 리워드와 게임이 믹스된 형태가 앱 시장에서 마냥 새로운 것 또한 아닙니다. 조금씩 쪼개진 형태로, 단편적인 모델은 우리 주변의 다양한 서비스에 이미 접목되어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리워드는 그야말로 '리워드가 어디까지 매출을 일으키고 충성 고객 유치에 기여하는가'를 보여주는 바이블로도 회자됩니다. 스타벅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미국 내 활성 리워드 회원수는 31.4백만명에 도달했으며, 전년 대비해서도 15%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체 거래 중 57%의 거래가 리워드 회원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매장의 전체 주문 중 45%가 모바일 앱을 통한 주문이란 점 또한 리워드 프로그램의 성과로 회자됩니다. 물론, 그 뒤에는 스타벅스만의 닉네임 정책, 스폐셜 메뉴 론칭을 통한 특별 미션 부여 및 이에 다른 시즌별 굿즈 증정, 그리고 리워드인 별을 친구에게 선물하는 시스템 등 다양한 맥락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리워드로, 듀오링고는 Streak이란 연속 참여를 게임처럼 유도합니다

듀오링고는 Streak(연속 출석 체크 인증)을 통해 '매일매일 조금씩의 연속 언어 학습'을 유도 합니다. 언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꾸준함'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기 위해 대놓고 '게임처럼 재미있게 학습'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Streak을 유지한 유저에게는 Lingots나 Gems라는 게임 내 화폐를 제공하고, 높은 Streak을 유지할수록 프로필 배지와 같은 시각적 보상을 제공합니다. 


이 외에도 나이키의 런클럽은 달리기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뱃지나 포인트를 제공하고, 맥도날드의 모노폴리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보드 게임 스티커를 수집하도록 유도하여 소비자끼리의 일종의 경쟁심을 바탕으로 구매를 촉진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앱들을 둘러볼 때, '성공적인 보상형 미니 게임'은 명확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1. 정서적/물질적 성취감: 정서적인 형태의 보상은 더욱이 즉각 지급되어야합니다. 듀오링고의 Streak은 달성하는 즉시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달성을 표시해주죠.

2. 소셜 공유 및 확산을 유도하는 장치: 친구와의 공유, 경쟁, 협력 등을 장려합니다. 올팜은 친구를 초대하게 만들고, 스타벅스의 리워드인 별은 친구에게 선물 및 공유하도록, Streak은 자랑하게 만듭니다. 



올팜은 먹혔는데 컬리팜은 글쎄...? 

'성공적인 보상형 미니 게임'의 공통점, 생각보다.......공통점이 별로 없네, 싶어지셨나요? 맞아요. 고유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서, 모여있는 유저의 특징에 따라서, 그리고 어떻게 게임과 본 서비스를 잇는지에 따라서도 다양한 다이내믹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올웨이즈의 올팜은 성공한 게임으로 손꼽히지만, 유사 모델인 마이컬리의 컬리팜은...글쎄요, 눈에 띄는 성공세가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초반엔 달랐습니다. 컬리팜 론칭 일주일 만에 20만명의 사용자를 끌어들였고, 특히 게임 도입 이후 컬리 앱의 방문 횟수가 3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비스 출시 한달 후부터 조금씩 차가운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찾아보니 이런 기사도 있었네요). 이미 올팜으로 디지털 농작물 키우기에 학습된 유저일 가능성이 높기에, 그리고 후발주자이기에 시장이 더 야박한 시선으로 뜯어보는 것일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내심 컬리의 프리미엄 신선푸드와 컬리팜이 잘 어우러지나란 의문을 품게됩니다. 


오늘의 집은 온라인에서 꽃과 식물을 키워 배송받는 <오늘의 가든>을, 라이브커머스 그립은 달리기 게임 형태인 <그립런>을 출시했습니다. 매일 조금씩 참여하는 게임이란 것은 모두 일맥 상통하나, 모여있는 사람이 다르고, 파는 물건이 다르고, 앱을 사용하는 행태가 다르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올팜의 경우 대놓고 디스커버리형 커머스라 말하며, 매일 매일 참여하는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깊은 고민 없이 즉각적으로 구매 가능한 저관여 상품의 노출 및 구매 유도'를 목표로 합니다. 반면, 컬리는 '몰아서 구매'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유저는 매일매일 조금씩 컬리 상품을 사기 보다는 일주일의 생필품을 한 번에 구매합니다. 즉, 매일 불러들이는 행동과 실제 구매까지의 연결에서 아귀가 딱 맞아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결국엔 Interaction =  Retention → CVR → 매출

보상형 미니게임이 흥하는 이유는 '매일매일 들어오면 어찌됐던 구매로 연결된다'라는 믿음 때문이죠. 저희는 '어찌됐던'이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서비스 안에 서비스를 끼워넣을 때는 본 서비스와 연결되는 브릿지가 탄탄해야하고, 매일매일 불러들이는 만드는 행동의 설계가 촘촘해야 합니다. 


유저-서비스가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재미, 물질적 보상인 자사만의 독특한 리워드를 바탕으로 보상형 미니 게임은 기획되어야 합니다. 그 가운데에서 이러한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소셜 장치가 필수적이죠. 물질적 보상 또한 브랜드의 결과 맞아 떨어져야합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보상형 미니게임이 리텐션- 자주 들어오는 방문자 수와 체류 시간 모두에 기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일종의 SIS(Service in service)의 배치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유저에게 다양한 미션을 난이도 별로 부여하고, 난이도에 따라 특정 행동을 여러 곳에서 유도해야합니다. 물을 주는 행동은 출석 하나만으로 이뤄지지만 비료를 얻기 위해선 친구를 초대하고, 친구 초대 횟수에 제한을 걸어둔 후 추가 비료를 얻기 위해선 상품 조회를, 상품 조회 또한 1회가 아닌 3회 연속일 경우 새로운 아이템을 부여하는 식입니다. 타임별 깜짝 미션을 통해 더 큰 리워드를 제공하고, 그것이 구매로 이뤄질 경우 추가 리워드를 부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SIS를 얼마나 탄탄하게 본 서비스와 연결하느냐는 CVR을 움직입니다. 


이렇게 두개의 축이 연결되면 성공적으로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Interactive AI를 만듭니다, 버즈빌

버즈빌은 시장을 주시합니다. 선제적으로 먼저 시장을 만들어내고, 미래 동향을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성공하는 앱의 핵심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여 '누구나 쉽게 도입할 수 있는 형태로 재가공'하는 것도 필요하니까요. 


보상형 미니 게임은 버즈빌이 그간 쭉 해온 유저-서비스 간 '리워드'란 무기 바탕의 인터랙션이란 점에서 버즈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룰렛, 긁는 복권, 매일 유저를 불러들이는 출석 체크와 같은 형태로 서비스 참여를 유도해왔습니다. 버즈빌에겐 아주 익숙한 방식이었고 새롭지만은 않은 형태였습니다.


시장에 쏟아지는 보상형 미니 게임의 성공세에서 버즈빌이 오히려 주목한 것은 SIS의 설계였습니다. 다양한 앱들이 새로운 콘텐츠이자 게임을 어떤 식으로 본 서비스에 녹여들게 만드는지, 어떤 지점에서 유저의 반응이 더욱 높았는지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상품 조회 미션이 더 큰 기여를 만드는지, 게임 속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한 판매물품 구매 유도가 동작하는지 등을 세밀하게 들여다봅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찰과 내부실험을 통해 자사의 인터랙티브 AI 기반 UA 광고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UA 광고 상품은 유저의 아하모먼트를 AI가 알아서 짚어내고 해당 지점에서의 특정 액션 유도를 위해 리워드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보상형 미니 게임은 더 이상 앱테크라고 불리지 않습니다. 크게 보아 보상형 미니 게임 자체가 앱테크의 일종이지만, 단순 앱테크보다는 '성취감'과 같은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냥 '돈 벌려고 켜는'게 아니라, '재밌어서' 켜보게 만드는 것 또한 큰 차이를 만듭니다. 


이렇듯 우리는 시장이 제시하고 유저를 움직이게 만드는 재미의 본질, 참여라는 가치, 그리고 그 뒷 단의 유저-서비스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Interaction을 만드는 버즈빌의 Interactive AI의 발전을 따뜻하게 지켜봐주세요! 재미와 보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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