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ilot AI와 결합한 재피어가 훨씬 강력해진 이유
지난 아티클에서 버즈빌이 활용하는 여러 개의 툴을 연결하는 Zapier(이하 재피어)라는 서비스를 간단히 보여드렸습니다. (혹시 놓치셨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살짝 읽어보고 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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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 언급했듯 재피어는 일종의 접착제 같은 서비스입니다. 하나의 기능에 특화된 여러 제품들을 어떻게 잘만 엮어본다면 훨씬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니즈를 재피어가 날카롭게 파고 들었습니다. 리소스가 턱없이 모자라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었던 저희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저희가 처음 재피어를 쓰기로 한 시점은 몇 번의 웨비나를 마친 이후였습니다. 그때까지 저희는 영상 송출 서비스는 Zoom Webinar로 선택했지만 웨비나 안내 메일은 세일즈포스의 MCAE(Marketing Cloud Account Engagement)를 통해 발송하는 조금 불편한(?) 구조로 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MCAE를 쓴 가장 큰 이유는 고객의 열람/클릭 여부를 트래킹하고 추후에도 그 기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그렇지만 Zoom에서 제공하는 '등록 완료 안내 메일' 템플릿에 있는 '구글 캘린더 추가 기능'이 너무 탐났습니다.(사실 내부적으로 구축하고 싶었는데 그땐 방법을 찾지 못했었어요...)
그렇다고 무작정 MCAE를 버리고 Zoom 메일을 쓰기가 어려웠던 게, Zoom 메일 템플릿이 고정되어있어서 메일을 수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 특정 고객이 메일을 누락하는 경우를 대비한 자동 메일 시스템을 구비해두어야했는데 MCAE에서만 그게 가능하기도 했고요. 두 제품의 장점을 모두 포기할 수 없었던 저희는 저희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두 종류의 메일을 모두 보내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때 재피어를 처음 썼습니다.
재피어 초보자였기에, 처음에는 아주 기본적인 기능을 익히는 데에도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저희가 원했던 구조가 어려웠던 것도 아닙니다. 홈페이지에 심어져있는 웨비나 신청 양식(Jform)을 통해 DB가 수집되면,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DB를 저장하고 그 스프레드 시트의 DB를 Zoom으로 보내 등록 완료 메일이 발송되도록 했어요. 그리 어려운 세팅은 아니었지만 테스트와 수정을 수십차례 하고 나서야 정상적으로 세팅이 완료됐죠. 뚝딱이면서 재피어를 만지다보니 어찌저찌 저희가 원했던 구글 캘린더 추가 기능까지 결국 활용할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재피어가 제법 재밌고 좋아졌습니다.
버즈빌에겐 오래된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저희는 세일즈포스를 헤비하게 사용하지만, DB 수집할 때만큼은 MCAE에서 제공하는 양식 템플릿이 아닌 Jform이라는 제3의 툴을 쓰고 있어요. Jform의 양식을 택한 큰 이유 중 하나는 사실 디자인입니다. MCAE에서 제공하는 디자인보다는 Jform 템플릿이 저희가 추구하는 디자인에 부합하다고 판단했거든요.
대신 그만큼 개발 공수를 들여 웹사이트에 임베딩해야하는 불편한 과정을 한 번 거쳐야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크리티컬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웹사이트에 iframe 형태로 임베딩한 Jform 양식에 유저들이 DB를 제출하면, GA4에서 이 제출 이벤트를 읽지 못하더라고요. 고객이 제출했다는 행동이 iframe 내에서만 일어나다보니 GA4 트래커가 삽입된 전체 웹사이트에서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구조가 된 거예요. Jform을 도입하던 시점엔 Jform에서도 GA4 이벤트 연동을 지원해주지 않았습니다.
DB수집 이벤트를 GA4에서 기록하지 못하다보니, 내부적으로 전환 성과 추이를 살펴보는 게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웹사이트 pv는 GA에서, 컨버전은 세일즈포스에서 모니터링을 해야했거든요. 웹사이트에서 어떤 변화도 감지하지 못하다보니 구글애즈에서도 전환 액션을 만들 수가 없었어요. 최대한 고객 의도는 담아보려고 간접적인 전환 액션을 만들기도 했었지만 정확하지는 않았습니다. 구글애즈 기술팀으로부터도 여러 차례 미팅 끝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니 답답해하면서도 다른 방도를 못 찾았습니다.
그러다 재피어를 우연히 접했고, 재피어가 우리의 구세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Jform 양식에 새로운 제출값이 들어오게 되면, 또 해당 이벤트를 GA4의 이벤트와 매핑시킨다면 적어도 이벤트 발생 추이를 보다 쉽게 추적할 수 있겠더라고요. 때마침 Jform에서도 재피어를 활용해 GA4와의 연동을 지원해주기 시작했던 터라, 본격적으로 시도해보기로 했어요.
그 사이에 재피어에 작지만 엄청난 변화가 생겼습니다. Copilot AI가 새롭게 등장한 건데요. 이게 얼마나 큰 변화인 건지 하나씩 설명드려보겠습니다.
재피어에서 새 Zap을 만드는 페이지에 접속하면 기존처럼 수동으로 작업할 수 있게 2가지 박스가 위치해있고, 그 위에 Copilot 프롬프터가 바로 상단에 떠있습니다. 이 코파일럿 프롬프터가 진짜 큰 변화인게, 단순히 방법을 안내해주는 것을 넘어 AI 에이전트처럼 저희의 요청을 직접 수행해주기 시작했어요.
저희는 Jform에 생성해둔 여러 양식 중 '문의하기' 양식에서 제출값이 발생할 경우 웹사이트를 관리하는 GA4 계정에 'form_submit_contact_us'라는 신규 이벤트가 생성되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에, 각 양식과 GA4 계정을 구체적으로 지정해두었습니다. 기록하고자하는 이벤트명도 구체적으로 정의해둔 프롬프터를 입력해서 코파일럿에게 작업을 요청했어요.
위 이미지를 보시면, 왼쪽 창에서 코파일럿이 저희의 요청을 처리하면서 실시간으로 가운데 화면 속 박스가 Jform과 Google Analytics4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코파일럿 없이 이 작업을 진행하려면 GA4에서 어떤 작업을 처리해야하는지부터 지정해야되는데, 이것부터 사실 머리가 매우 아프거든요. 측정 항목에 추가 이벤트로 기록하도록 할 것인지, 아예 신규 측정 항목을 생성할 것인지, 전환 이벤트를 생성할 것인지 등 쉽게 헷갈릴만한 항목들 사이에서 하나하나 부딪혀서 알아내야합니다. 이 과정이 생략되다보니 코파일럿이 알아서 처리해주는 이 과정이 감사하기까지 하더라고요.
처리 과정에서 추가 정보가 필요한 단계가 나타나면, 코파일럿이 작업을 멈추고 왼쪽 프롬프터 창을 통해 필요한 값을 요청하거나 직접 코파일럿이 정보를 기재해도 될지를 물어보기도 해요. 정보를 직접 기입하거나 코파일럿을 통해 필요한 작업을 다 마치고 나면, 최종 테스트 요청을 보냅니다.
위 이미지처럼 Jform에서 들어와야하는 데이터가 'Data in' 영역에 기재되어있고, 테스트를 통해 실제 Jform에서 보내는 데이터가 GA4에 정상적으로 수신되면 'form_submit_contact_us'라는 이벤트가 기록되는지를 'Data out'이라는 탭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세팅이 완료되었다고 해서 전부 끝난 게 아니에요. 결국 우리는 GA4에서 이벤트 모니터링을 해야하기 때문에 실제로 GA4에서 해당 이벤트가 정상적으로 기록되는지까지 직접 봐야합니다. 저희도 처음 코파일럿이 생성해준 Zap대로 실행했는데, GA4에서는 그 이벤트가 기록이 아무리 찾아봐도 안보였어요. 실시간으로 해봐도 Zap 테스트에서는 정상 제출되었다고 나왔지만 실제 GA4 실시간 이벤트 리포트에서는 이벤트가 기록이 안되더라고요. 갑자기 또 머리가 아팠습니다. 그래서 코파일럿 프롬프터에 '테스트에서는 정상 처리되었다고 나타나지만 GA4에서는 실제로 모니터링이 되지 않으며, 현재 상황을 재진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재피어에 코파일럿이 붙고 나서 체감한 두 번째 엄청 큰 변화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진단을 요청하면, 스스로 무엇이 틀렸는지를 발견합니다. 이미지에서도 '앗, 제가 잘못된 파라미터를 사용했네요.' 라거나 '현재 사용 중인 액션이 아니라 다른 액션을 사용해야할 것 같습니다.' 라면서 뭘 틀렸는지를 자기가 스스로 알아내고 있는 게 보이시죠? 수정 과정에서 추가로 요청하는 일부 작업까지 완료하고 정상적으로 세팅이 된다면, GA4에서도 아래 사진처럼 해당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정상적으로 기록이 되면서, 저희의 케케묵은 숙원 과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이 작업이 끝나고 나서 광고소개서 다운로드, 문의하기 등 양식 제출 이벤트를 데일리로 훨씬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재피어에 붙은 AI 에이전트 코파일럿이 없었더라면, 지난 번처럼 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했을 거예요. 그래도 웨비나를 위해 이리저리 부딪혀가며 처음 매핑했던 경험이 있던 덕분에 코파일럿이 중간 중간 요청하는 정보가 어떤 정보인지도 알 수 있었고, 구조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작업 후로 구글애즈의 전환 고객 리스트 업데이트 작업까지 코파일럿이랑 같이 완수할 수 있었어요.
AI가 우리의 시간과 비용을 아껴주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AI를 부리는 건 사람이라는 점이 훨씬 훨씬 중요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재피어에 붙은 코파일럿 AI는 결국 도구일 뿐이고 우리가 작업을 잘 시켜야만 AI도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해낼 겁니다. 내가 원하는 바를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하지 못한다면, AI와 씨름하다가 인내심이 바닥날 수도 있습니다. 저희도 저희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정해두었기 때문에 어떤 세팅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진단해달라는 요청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면에서 보면 AI 프롬프터를 잘 쓰는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제법 피부에 와닿습니다.
AI를 잘 활용하려면, AI가 맡은 일을 정확히 수행하고 있는지 스스로 검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맡겨놓고 결과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결국 AI가 일을 대신하는 만큼, 우리는 그 결과를 점검하고 구조와 과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업무 시간은 잡다한 실행보다 문제의 구조를 파악하고 과제를 정의하는 데 더 많이 쓰이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일을 잘 처리하는 AI, 그리고 AI를 잘 다루는 마케터가 되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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