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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생산성을 300% 높인
실전 비결

세일즈포스 Agentforce 행사 발표를 글로 풀어봅니다

by 버즈빌
세일즈포스 마케팅 자동화 성공 사례 “버즈빌이 매출 5배 올린 방법”, 디지틀조선일보, 김동원 기자

얼마 전 세일즈포스 행사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모든 마케터는 PM이다: 3명이 만든 500% 성장의 기록]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로 말이죠. 준비를 하면서도 '이런 내용만으로 30분 발표를 해도 괜찮은 걸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려와 달리 너무나 귀를 기울여 주시더라구요. 덕분에 이렇게 뉴스도 탔고, 링크드인 친구는 80명쯤 늘어났고, DM도 꽤나 쏟아졌습니다. 고백하건대, 사실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우리 팀이 생각보다 AI 되게 많이 쓰는 편이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이거... 내가 너무 게을러서 이토록 AI 붙여서 쓰는 거였나...'싶은 자조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AI에 대한 관심과 그 활용도가 비례하지 못한다고도 느꼈습니다. 세상은 온통 AI를 얘기하고 있는데, 우리는 의외로 아주 한정적으로만 AI를 활용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1인이기도 합니다.


다만, 여러분들이 단순히 챗GPT나 제미나이의 일반적인 플레이그라운드(라고 쓰는 기본 창)에서 기나긴 대화를 이어나가며, '인생을 바꾸는 프롬프트 7선'과 같은 마케팅에 유혹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발표로 풀었던 이야기를 텍스트로 전해봅니다. 그리고 '하, 이렇게 길게 챗GPT랑 대화하며 프롬프트 넣느니, 내가 직접 하는 게 나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어떤 Gen AI 모델을 쓰든 간에, 플레이그라운드가 아닌 '미니 에이전트'로 커스텀하게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럼에도, AI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은 분명히 한계점이 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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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스 세션 발표자료 참고

반복 업무는 에이전트에게, 단 ‘템플릿화’까지 해두기

회의록, 리포트, 보고서… 이런 반복 업무는 Gemini Gems 같은 미니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다만 중요한 건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템플릿화’입니다. Gems는 제미나이 안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일종의 미니 에이전트를 제작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아주 심플하게 참고할 수 있는 인풋(Input) 자료를 던져주고, Instruction을 최대한 자세히 말만 해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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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저는 '미팅노트 젬'이라는 Gems를 만들어두었습니다. 매주 C레벨과 협의하는 리더미팅이 있고, 세일즈, BD팀과 하는 미팅이 있는가 하면 팀 내부 미팅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으로 월요일 오전에 진행하는 팀 내부 미팅노트를 입력하면, 이번 주 내에 잡혀있는 여타 미팅노트의 템플릿이나 목적에 맞게 대신 작성해 주는 젬매니저를 만들었습니다.


C-level 보고용: 성과와 리스크만 요약

팀 공유용: bullet 형태 + next action 포함

협업 공유용 : 관련 아젠다만 추출하여 요약


프롬프트를 물어보시는 분들도 꽤 있는데, 저는 최고의 프롬프트는 '이전에 내가 손으로 작성했던 결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매주 진행했던 미팅들을 긁어서 드래그 앤 드랍으로 넣어두기만 하시면 이제 젬스가 알아서 형태와 아젠다 분류값을 학습할 수 있어요.


발표 자리에서도, '차마 제 젬스 페이지는 더러워서 못 보여드리겠어요...'라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제가 사적인 용도로도 꽤나 젬스를 많이 제작해 뒀기 때문입니다. 육아를 하는 저에겐 오은영 선생님 젬과, 하정훈 선생님 젬까지 있습니다. 오은영 선생님은 '아이에게 공감을 해줘야 한다'라는 메시지가 위주로 되어있다면, 하정훈 선생님(육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아실 것 같은 삐뽀삐뽀 선생님!)은 꽤나 90년대 방식으로 강하게(?)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말씀하시곤 하는데, 육아 갈등 상황에서 제 마음에 따라 때로는 오은영 젬에게, 때로는 하정훈 젬에게 육아 조언을 구합니다.


Gem을 만드는 가장 큰 매력은 '결과물의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반복 업무를 한다는 것은 언제나 일관된 결과물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플레이그라운드에서만 작업을 하게 되면, 컨텍스트가 오고 가면서 내용의 초안이 흐트러지거나 결과물이 계속 변형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Gem은 애초에 입력해 놓은 큰 Instruction 안에서만 동일한 형태로 움직입니다.



데이터 해석은 Context.ai로, 숫자 뒷단의 맥락에 집중할 것


버즈빌은 매년 트렌드 리포트를 발행합니다. 업계를 대표하는 자료인 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데, 그 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수천 줄의 로우 데이터 값을 클렌징하고, 피벗테이블로 재가공해 증감 추이를 확인하는 데만 일주일이 걸리곤 했습니다.


최근에는 이 1차 가공을 Context.ai에 맡깁니다. 툴이 데이터의 증감, 이상치, 주요 변화 포인트를 빠르게 정리해 주면 마케터는 그 숫자가 왜 변했는지, 즉 뒷단의 맥락을 해석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입력: 전년 대비 업종별 캠페인 데이터 및 올해 업종별 캠페인 데이터

요청: 업종 및 캠페인 유형별 증감 추이를 요약하고, 주목할 만한 이상치를 표시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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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리포트 제작 프로세스가 “데이터 다듬기 → 의미 부여 → 전략적 시사점 도출”이라는 단계로 명확하게 분리됩니다. Context.ai는 기초 분석을 대신해 주고, 마케터는 통찰을 만드는 본질적인 역할에만 에너지를 쓸 수 있는 거죠.


그럼에도 의외로 AI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사실 데이터 클렌징 영역입니다. 매년 수천 개의 캠페인을 집행 중인 버즈빌로서는 업종별 카테고리 유형분류 등이 중요한데, 웹 상에서 게재된 분류값과 다른 경우들이 꽤 있습니다. 일정 수준은 자동화를 실행하고 있는데, 결국 마지막 검토는 사람이 해야 하는 셈이죠. '광고주 데이터 대분류/중분류/소분류 카테고리를 기막히게 AI로 해결하고 있다!' 혹은 할 수 있다고 하시는 분이 있다면, 연락 주세요. 제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사례금도 챙겨갈게요!)



실험 자동화는 Zapier AI로 툴 전체를 연결


마케터는 하나의 툴만 쓰지 않습니다. CRM은 Salesforce, 협업은 Slack, 설문과 DB 수집은 Jotform, 여기에 광고 매체는 구글, 메타부터 수많은 솔루션은 연결-연결해서 쓰게 됩니다. 즉, 마케터가 당면한 문제 중 하나는 이 여러 개의 툴에 쌓인 정보를 Seamless하게 연결 짓는 것입니다.


연결 하나로 대박이 난 곳이 바로 Zapier고, Zapier는 일종의 접착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Zapier가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툴인가 아닌가를 수많은 리스트에서 뒤져보고, 우회하는 방식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데에 시간을 꽤나 허비했던 것 같아요.


Zapier에 Copilot AI가 붙으면서 이 작업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아래는 Zapier AI를 쓴 저희 팀의 예시인데요, 웨비나 이벤트에 신청하기 위해 Jotform에 개인정보를 입력한 대상이 구글애즈의 잠재 고객 리스트로 추가하기 위한 작업은 Copilot에 명령을 잘 입력하는 것 하나만으로 뚝딱 해결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5-09-25 오후 12.15.22.png Zapier AI 사용 화면, 이 부분은 다음 아티클에서 더 자세히 다뤄요!


이렇게 되면 마케터는 더 이상 툴 사이를 뛰어다니며 데이터를 옮길 필요가 없습니다. Zapier를 통해 흩어진 툴 환경을 하나의 워크플로우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것이죠. 결국 자동화는 단순히 일을 ‘빨리’ 하는 게 아니라, 툴 간 단절로 생기는 마찰 비용을 없애는 것에서 진짜 가치가 드러납니다(Zapier AI 사용법에 관해서는 자세한 브런치 아티클을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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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어모은 데이터로 리서치를 해야 할 때는 노트북LM


마케터가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 일 중 하나는 자료를 읽고 정리하는 작업입니다. 다양한 백서와 플레이북이 쏟아지는 이 시장에서, 해외 경쟁사의 리포트를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죠. 이 리서치의 시간은 확실히 Notebook LM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노트북LM은 다른 GenAI 도구들이 갖고 있는 결정적인 문제점, 할루시네이션-이른바 GenAI가 그럴싸한 거짓말을 하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업로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만 AI가 돌아가기 때문인데, 그 말인 즉 이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데이터피딩(학습할만한 데이터를 밀어 넣는 것)에 시간이 꽤 걸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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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팀의 경우 대부분의 협업 문서는 구글워크스페이스와 컨플루언스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 안에 모여있는 문서들은 타사에서 발행한 리포트를 모아놓은 폴더와 저희 팀이 타사와 콜라보로 작업한 문서들이 대부분이죠. 때문에 이 드라이브 자체를 노트북LM에 피딩했고, 컨플루언스의 중요 데이터는 PDF로 추출하여 피딩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만족해요! 타사의 분기별 동향 리포트를 다운로드하여놓고 피딩만 해놓으면, 자세한 자료의 리서치센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령 '애드테크 업계에서 내놓는 자료 중 리타겟팅 관련된 지표만 추출해 줘'라는 식으로 인풋을 넣고 관련 데이터만 모아볼 수 있어요.


다만, 컨플루언스를 PDF로 추출하여 피딩하는 작업은 꽤나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추천하지 않습니다(저는 노트북LM에서 컨플루언스 연동을 해주시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1인이에요!). 버즈빌에서는 노션 AI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고, CTO분이 리드하여 데이터피딩 작업이 노션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내부 지식센터로는 노션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협업의 단위까지 바꿔주는 젠스파크


개인 차원의 효율화를 넘어, 팀 단위 협업까지 바꾸는 도구도 있습니다. 젠스파크(Genspark)가 대표적입니다. 캠페인 회의에서 한 에이전트는 경쟁사 자료를 수집하고, 다른 에이전트는 그 내용을 발표용 슬라이드로 정리하고, 또 다른 에이전트는 SEO 키워드를 추천합니다. 같은 회의 안에서 조사·정리·기획이 동시에 돌아가니, 논의 시간은 줄고 실행 가능한 안건은 늘어납니다.


특히 중요한 건 “회의 질”입니다. 이전에는 누군가는 자료 찾느라, 누군가는 메모하느라 정작 토론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AI가 이런 역할을 맡으니 팀원 모두가 논의와 의사결정에만 몰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젠스파크는 개인적으로 1인 사업가나 업무의 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팀/개인에게만 추천합니다. 모든 AI를 모아두긴 했지만, 각각의 AI 기능의 엣지는 살짝 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제가 좀 미흡하게 사용했던걸 수도...!) 1인이 기획부터 디자인, 광고를 포함한 실행까지 모두 맡는 경우라면 확실히 효과적일 것 같지만, 개인에게 주어진 업무의 영역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에 필요한 AI를 나눠서 쓰는 게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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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넘치는 AI시대에는 가격도 문제입니다. 화려한 광고 비디오를 보고 무작정 구독했다가는 이미 쓰고 있는 AI와 역할이 완전히 겹치거나, 혹은 기대보다 못 미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니까요. 때문에 무료 버전에서 최대한 경험하신 후, 다양한 툴을 상황에 맞춰 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참고로 저희 팀에서 가장 많이 쓰는 도구는 이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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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우리 다 같이 불성실해집시다.


여기까지 다양한 AI 도구와 활용법을 이야기했지만, 모든 걸 꿰는 전제는 하나입니다. AI는 무엇이든 빠르게 실행하지만, 무엇을 실행할지는 스스로 정하지 못한다는 것.


“이번 캠페인의 목표는 클릭률인가, 리드 품질인가?”

“리소스를 더 투입해야 하는 건 광고 택틱인가, 콘텐츠 프로세스인가?”

“에이전트가 분업해도, 결국 우리가 도달해야 할 결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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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들에 답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에이전트를 써도 산만한 결과만 쌓입니다.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이 결국 가장 중요한 자리에 서야 하고, AI는 그 방향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실행하는 팀원일 뿐입니다. 때문에 마케터는 PM처럼, 미니 CEO처럼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세일즈포스 행사에서 저는 모두에게 '불성실하게 일하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얼핏 들으면 어색한 말일 수 있어요. 저는 3년 차 이하의 주니어들은 엉덩이 싸움이 업무 스킬을 결정짓는다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입니다. 야근이 일에서 필요한 '똑똑함'을 채워주는 것은 맞아요. 다만 적어도 4년 차부터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우리 모두 불성실하게 일해도 임팩트를 낼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해요.


똑똑한 AI를 똑똑하게 쓰며 칼퇴하는 삶, 그 속에서도 임팩트를 낼 수 있는 효율은 AI로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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