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엄마가 중요하다. 드라마는 중요하지 않다.
스포의 대가 T고양이엄마
"저 사람 죽더라. 야옹."
"음?"
나는 고양이엄마랑 드라마를 자주 같이 시청한다.
그런데 방금 한창 스릴이 넘치게 연기하는 배우가 죽는지 사는지 궁금해서 집중하며 보던 장면이었는데, 고양이엄마의 한마디에 갑자기 눈앞에 유리창이 와장창 깨지듯, 얼음산이 우두둑 무너지는 듯했다.
그래도 나를 낳아주고 보살펴주고 지켜주는 우리 사랑스러운 고양이엄마니까 '왜 알려주시는 거예요!'라는 불만의 표정변화 없이 살며시 고양이엄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야옹~"
고양이엄마는 쿠션에 스마트폰을 받쳐놓고 고스톱을 치고 계셨다.
하지만 고스톱을 치시면서도 한편으로는 드라마를 보고 계셨는지 어떻게 그 타이밍을 정확히 알아서 말씀을 해주시는지.
먼저 보셨구나~
하. 하. 하. 하.
뭐 인생은 한번뿐이고
사람이 중요하지 드라마가 뭐가 중요해서
이 한 번의 일로 고양이엄마와의 화목한 시간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드라마는 중요하지 않다.
고양이엄마가 중요하다.
"쟤가 간첩이야~ 쟤가 저 경찰을 간첩으로 만들려고 했다니까~ 야옹!"
"..."
"곧 쓰러지겠어. 야옹."
"..."
"저 팀이 먼저 뚫고 가던데? 야옹?"
"..."
나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티비시청보다 고양이엄마가 중요하다.
하. 하. 하. 하.
오늘도 나는 고양이엄마랑 티브이를 본다.
고양이엄마는 여전히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계신다.
여느 날과 같다.
모든 것이 딱 좋다.
나는 다짐했다. 오늘을 컨트롤한다. 리모컨을 잡는다.
"엄마!"
"왜? 야옹?"
"저 사람말이야. 저 사람이 범인이래!"
"... 아... 아닐... 수도 있지... 어떻게 알아?"
"그게 (요기조기 그것 저것 여러 가지 설명). 그래서 그래!"
".... 아.... 야.. 야... 옹...."
고양이엄마는 평소와 다른 나의 템포에 잠시 스마트폰에 고정되어 있던 검지손가락이 흔들리는 듯했다.
훗~
F인 나는 과감히 T엄마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양이엄마! 나 좀 T 같아?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