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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없는박영감 Dec 10. 2024

낱낱

話頭 (4)

낱낱 : 명사 여럿 가운데의 하나하나.


    만날 서로 헐뜯기나 하고, 어린애들보다 더 유치한 인신공격이나 하면서 아침마다 '내로남불'을 외쳐대는, (그래도 과거에는 '역지사지'나 '아전인수'같이 품격 있는 사자성어를 썼는데... 말이 인터넷 용어로 바뀌니까 수준이 낮아진 것 아닐까요?) 그런 꼴이 보기 싫어서 그동안 관심을 껐었습니다. 사실 그들이 아니라도, 아니지 누가 하더라도 별로 상관없었습니다. 그놈이 그 놈이었으니까요...


    부모님이 정치 이야기 하면서 쌍욕을 해도 '그런 걸로라도 스트레스 푸셔야지...' 누군가 정치적 의견을 물어와도 '저는 모릅니다...'라고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냥 정치하는 것들은 상종을 하지 말아야 할 집단으로 생각했습니다. 뭉탱이로 싸잡아 못 본 척했달까요? 꼭 정당이 아니더라도, 노동조합이나 이익단체들도 마치 물고기가 생존의 한 수단으로 떼 지어 헤엄쳐 다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 상어가 나타나면 한 마리씩 체여가도, 나머지는 '아이고 나는 살았네'하면서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이번 12.3 사태로 그런 정치집단 중 하나인 국회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 지역 국회의원이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투표는 했지만, 워낙 정당에 의해... 진영에 의해... 사표(死票)가 많이 발생하니까요. 다만 비례대표만은 소신 껏 찍었습니다. 그냥 '국회'라는 뭉탱이로 분류해 놓고 방치하다가 이번 사태로 국회의원 개개인에 눈이 가더군요. 처음 아이돌 나오면 이름도 얼굴도 잘 못 알아보다가 일단 덕질 시작하면, 도리어 '못 알아보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잖아요?


    유시민 작가가 어떤 유튜브 채널에서 '지표생물' 운운하며 국회의원 일부를 거론하던데... 우와 오늘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것을 보고, '우와~ 국회의원들도 스타일이 제각각이구나...'를 알았습니다. 어이구 이렇게 개성 강한 분들이 지능 낮은 물고기처럼 왜 떼 지어 우르르 몰려다니셨을까... 안타깝지만 아직 늦진 않았으니...


이제 국회의원들도 아이돌처럼 좀 더 잘 알아볼 것 같습니다.


<사진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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