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 (6)
사회적 연좌제
국회 국방위 현안질의 중계방송에서 한 장성이, 12.3 사태에 동원되었던 부하의 자녀가 '반란군의 자식 꺼져라'라는 말을 들었다며 참담함을 견디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봤습니다. 일차적으로 '안타깝다. 명령을 충실히 따른 군인들이 무슨 죄냐?'등등 동정여론이 우세였습니다. 그리고 이어 '군인의 자세가 아니다.', '악어의 눈물이다.' 등등 비난여론도 들끓었습니다. '만약 성공했더라면 태도는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라는 가정법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거짓 증언이 드러나며 미리 말을 맞췄다는 증언까지 나오자 소름이 돋더군요. 그리고 '연좌제'를 떠올렸습니다.
연좌제 (緣坐制)
: 명사 1. 법률 범죄자와 일정한 친족 관계가 있는 자에게 연대적으로 그 범죄의 형사 책임을 지우는 제도. 친족이나 가족의 범위는 주로 3촌의 근친이나 처첩에 한정되었으며,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없어졌다.
대한민국 헌법
제13조 ①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
②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
③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그러면 이익한 처우는?
늘 혼자 속으로만 생각해 오던 의문입니다. 연좌제의 역사와 그 여파를 생각하면, 확실히 사회적 불평등과 연관된 다양한 이슈들이 떠오릅니다. 예를 들어, 친일파 후손들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가문의 후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성장했다는 것은 충분히 논의될 만한 주제입니다. 반면,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연예인 이지아나 강동원 같은 인물들의 사례를 들어보자면, 그들의 가족 배경이나 사회적 지위가 이들의 성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개개인의 성취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들의 노력과 능력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을 테니까요. 결국, 사회적 연좌제와 같은 주제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문제입니다.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요인들이 얽혀 있어서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렵죠.
하지만, 기회박탈? 아니 박탈된 기회...
국회 상임위 현안질의 중계방송을 보면서 보게 된 사진 한 장... 먹먹해졌습니다. 그리고 궁금해졌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하며 살아오셨을까? 긴 세월 모른 척해 온 제가 부끄러워서 정말 죄송하고, 죄송하고, 또 죄송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연좌제가 금지되어 있다지만, 저게 연좌제가 아니면 뭐가 연좌제지? 경제적, 역사적,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희생양들에 대한 정치적 목적의 막말들...' 아! 물론 사진 속의 사연은 절대 범죄가 아닙니다. 연좌제라는 낱말의 상징적 개념을 말씀드린다는 것 밝힙니다. 마지막으로 사죄의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 잘 살고 계십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죄송합니다. 저와 동년배이실 것 같은데...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