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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나무 이곳에서 사랑으로 자라다"

강경산 소금문학관 박범신 작가 이팝나무 사랑숲 조성 행사

by 강경

미국 집에서 출발해 강경 친정에 도착하기까지 거의 27시간이 걸렸다. 강경의 노을을 보려고, 가족과 함께 그 노을을 바라보려고 그렇게 먼 길을 왔다. 해 질 녘 산책으로 완성되는 완벽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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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일요일 오후 3시, 박범신 작가 팬클럽 '와사등'과 소금문학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소사모'의 주최로 박범신 작가의 토크 콘서트와 이팝나무 사랑숲 조성 행사가 열렸다. 박범신 작가가 자신의 소설 <비즈니스> 중 이팝나무가 나오는 대목을 낭송했고, 가수 정진채가 박범신 작가의 소설과 시를 노래로 만든 <유리>와 <명주바람>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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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등'과 '소사모'는 소금문학관이 이팝나무로 유명한 동산이 되기를 바라며 150여 그루의 나무를 문학관 부근에 심었다. 이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십시일반으로 모금하고 묘목을 직접 심었다. 시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5년 후, 10년 후, 이팝나무가 만개할 때 '내가 직접 가꾼 나무'라는 주인의 마음으로 추억할 수 있도록, 공동체의 모범으로서 이팝나무 숲 운동을 추진했다.


이팝나무는 봄철에 하얗게 꽃피는 나무로 '쌀나무'라고도 불린다. '이팝'은 순우리말로 '쌀밥'을 뜻한다. 예전에는 ‘이밥나무’라 불리다가 오늘날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5월이면 수북이 담은 쌀밥처럼 흰 꽃이 핀다.


이팝나무에 얽힌 전설이 있다. 가난한 집 며느리가 쌀을 축낸다고 구박을 받다 목숨을 끊었고, 그 며느리를 묻은 자리에 쌀밥 같은 흰 꽃이 피어났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가난의 한을 품은 나무여서인지 이팝나무가 흰 꽃을 풍성하게 피우면 풍년, 적게 피우면 흉년이라는 믿음이 생겨났다.


왜 다른 나무가 아니라 이팝나무였을까?

어느 날, 문학관 근처의 큰 이팝나무 한 그루가 박범신 작가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그 나무가 무척 외로워 보였다고 한다. 그것이 이팝나무 숲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는 이곳이 낭만이 상실된 시대에 낭만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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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문학관 앞마당에 작년에는 없던 <명주바람> 시비가 세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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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명주바람, 그리고 몇 년 후 만개할 이팝나무 숲이 있어 강경의 5월은 더없이 풍요로울 것 같다.




작년에 열렸던 박범신 작가 북콘서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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