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파업이란 이런 것이다.
최근 며칠간 아들이 많이 아팠다. 즐겁고 행복하던 아들은 아프다와 울기만을 반복했다. 겨우 병원에 갔지만 아들의 질병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라서 일주일간 지켜보라는 이야기 밖에 듣지 못했다.
괜찮다. 이럴 줄 알았으니깐!
다행히 어제부터 아들은 기운을 차리는 중이다. 그리고 운 좋게도(?) 이번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학교선생님들 파업이라 학교를 가지 않는다. 거기에 오늘 그러니깐 수요일엔 레일도 파업이라 지하철이 운행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라면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운행을 하겠지만 런던은 정말 멈춘다. 파업 당일인 오늘도 내가 사는 스위스코티지 역은 굳게 문이 닫혔다.
장을 보기 위해 세인즈버리에 가던 중 핀칠리로드 역도 굳게 닫힌 걸 보니 뭐 이상하지도 않다. 그래도 손으로 안 쓰고 출력물이 붙어있다. 영국 지하철 타다 보면 이런 안내판 잘 봐야 된다. 요상한 필기체로 이것저것 쓰여 있으면 잘 읽어보시길.... 아직도 손글씨라니 할 수 있겠지만 정말이다.
그리고 파업은 생각보다 자주, 다양한 분야의 노동자가 한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이런 파업으로 인해 불편함이 하늘을 찌르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들 익숙한 듯 받아들인다. 오히려 이날 이날은 파업 예정이니 스케줄을 조정한다든가 교통편을 찾는다든가 방법을 찾는다. 선진국이라 그런가? 이래서 선진국인가? 아니 난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왜 파업을 하는지, 얼마나 이 파업이 중요한가에 대해 설명을 하지만, 이곳도 아이를 키우기 힘든 곳이기에 학부모들은 일주일 전에 통보하는 파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지만, 어찌 됐든 파업하는 날에는 엄마든 아빠든 내니든 그 누군가가 아이를 온종일 데리고 있을 준비를 한다.
파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순 없지만, 참을성과 준비만큼은 잘한다.
그래도 영국이라 그런가 파업 날짜는 정확히 지키고 사전에 잘 알려준다. 정말 신사의 나라라고 해야겠다. 여기서 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파업은 단연코 레일과 학교 파업이다. 처음엔 뭔가 싶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익숙하다.
또 파업이야? 버스 타야겠네, 파업하는 날에 아들과 함께 뭐 하지?
사람이 간사한 것이 딱 이런 것이라고 해야겠다. 불평하던 나는 이제는 그날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하는 것을 보면 즐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