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국이 편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는 중이다. 런던의 작년 12월은 너무나 황홀했고 즐거웠다.
올해 1월 말에 런던에서 입국하고 나서 수많은 일들이 일상을 파고들면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역시 한국이라는 생각이 드는 그 마음의 가난함이란 어떤 면에선 좋았고, 다른 면에서는 답답했다.
그리고 난 여전히 휴직 중이다.
그리고 난 이 휴직을 만끽하고 있다.
여하튼 우리의 보금자리에 돌아와서 맞이한 것은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이었고, 교육에 딱히 비중을 두지 않았다고 이야기는 하면서 사립학교에 넣었다가 모두 떨어지는 아름다운 결말을 맞이했다(물론 신청은 런던에서 했으니 이미 들어올 때는 집 앞에 있는 학교로 결정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같은 시간이지만 런던에서의 하루는 길었고, 서울에서의 하루는 무엇을 하든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이런 한국이든 서울이든 너무나 돌아오고 싶었고, 돌아와서 1~2달은 너무 즐거웠던 것 같다. 이전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그 모든 것, 빠른 행정절차, 빠른 배송, 뭐든 다 빠른 이 환경에 만족했다.
그런데 마음 한편에는 이렇게 빠른데 왜 시간이 부족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든 일상이 그렇듯 금세 적응해 갔고,
아내는 회사로, 아들은 학교로, 3개월 동안 완벽하게 정착(?)했다.
정착 후 찾아온 것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였고,
런던에서의 삶이 우리의 노후일 것이라는 생각에 부를 축적해야 된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다.
이미 우리에겐 집이 한 채 있었고, 그 덕분에 우리의 런던 삶은 그나마 조금 부담이 덜 되었지만,
단순히 집이 있다고 해서 우리의 노후를 책임져주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상급지로 갈아타기였으며,
우리는 자산의 증식과 아이의 교육을 만족시키는 장소인 목동과 강남을 돌아다녔다.
결론은 강남을 택했고, 우리는 또다시 대출을 갚는 노예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 지난 1년여 공백의 브런치를 하나씩 채워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