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다. 그런 나에게 주는 누군가의 조언.

by 살찐사마귀

얼마 전에 집 근처에 사는 후배를 만났다. 사실 후배라기보다는 대학원 선배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정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살면서 본 사람 중에서 가장 똑똑한 친구이다. 똑똑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내와 내가 그 친구를 보면서 느끼는 무언가이기도 하다.


요즘 주식시장의 열기가 뜨겁기도 하지만, 주식으로 단맛, 쓴맛 봤던 나로선 기회로 다가왔기에 관련 이야기가 주제일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부동산, 나는 주식으로 각각 업무를 분담하듯이 맡아서 하고 있으나, 자산이 늘어나는 속도는 부동산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시드의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그건 핑계일 뿐이었다.


어쨌든 수년째 마이너스가 없이 수익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자부심이라 쓰고 자만이라 하자. 이 자만에 대해 그 친구는 나에게 책을 추천하면서


"형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거 같아요."


라고 했다.


나름 나만의 주식 투자 방식을 찾아서 리스크가 거의 없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었기에, 지금 와서 무슨 또 투자책을 읽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언제나 삶이 그렇듯 누군가의 조언이나 충고는 중요하다. 그래서 술을 마시는 중이었지만 바로 교보문고 어플을 켜고 장바구니에 담아놨다. 그러면서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보아야겠다고 말하니,


"형, 이 책은 사서 보세요."


라며, 마음이 여유롭지 못한 나에게 또 한 번 일침을 가했다.


여기서 잠시, 그 친구와 나눈 대화는 주로,


1. 환율은 지속적으로 오르는데,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오르는 이유

2. 지금과 같은 시기에 데일리매매(일명 단타)를 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는데, 해당 수익을 파킹통장에 넣는 나의 상황(현금 확보차원)

3.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이야기

4. 결국 회사원이 아닌 사업을 해야 되지 않겠냐?

5. 경제학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는 것이었고, 수익을 파킹통장에 넣는다는 이야기와 이 시기에 단타 치면서 수익을 낸다며 흐뭇하게 웃는 내 모습을 바라보다가 책을 권한 것이었다.


'돈'이 없다는 것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영국에서 지낼 때 '돈' 때문에 아내와 말다툼이 상당히 있었기에, 한국에 들어오면서 '돈미새'가 되어야겠다고 말한 아내와 그 말에 동조한 나였기에, 우리의 목표는 빠른 자산의 증식이었다.


이 빠른 자산의 증식에는 부동산은 필수였고, 실행력 좋은 아내가 담당하면서 부동산 쪽은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 물론 완성이라는 표현보다는 다음 목표를 위한 준비가 끝났다. 다만, 내가 담당하는 주식 쪽은 예수금이 존재하고, 목표금액까지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 목표금액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는데, 그 친구가 권한 책으로 인해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 책의 제목은 21세기 자본(저자: 토마 피케티)이다.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지만, 서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안 되는 데다가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국어로 적혀있는데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라고 하는 것이 이 지점이다. 자만하고 있던 주식의 수익률이라든가, 데일리매매라든가 이런 것들이 이 책의 서장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참으로 어리석었다.'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막말로 정말 빠르게 이해하고 싶으면 챗GPT에게 이 책 3줄 요약해 줘라고 하면 되지만 이 책을 추천해 준 후배에게도 서장을 읽으며 좌절하는 나에게도 예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리석음이라는 것은 이 후배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았기에 내가 쏟아내던 수많은 이야기를 듣고 바로 이 책을 추천해 주면서 꼭 읽어보라고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똑똑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무언갈 추천해 줄 수 있을 만큼의 지식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이 책을 과연 잘 읽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음 만남을 위해서 꼭 읽어야 하는 의무감이 있기도 하다. 그 친구가 책을 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와 이렇게 터놓고 편하게 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작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부자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돈'은 일단 많고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려서부터 돈이야기하면 '어린놈이 돈 밝힌다.'는 말을 들어야 했던 시절이었지만, 결국 주변에서 부를 이루거나 달성해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돈'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야 된다. 2025년을 살고 있는 내가 '돈'에 대해 지켜본 봐로는 일로 부자가 되는 시대는 지났고, 태어나자마자 가진 자산으로 결정되는 시대가 오고 아니 온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부자가 되고 싶은 나에게, 너무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라는, 그리고 좀 더 공부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해준 그 후배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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