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한 볼거리와 잃어버린 알맹이
*****본 리뷰는 <데드풀과 울버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주의!!!!!!!!!*****
1. 웰컴 투 MCU! 근데?
일단 거시적으로 보자면 세계관에 아주 큰 변화는 없습니다. 극 초반에 폭스 유니버스가 지워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할 때 이걸 구해? 말어? 아님 컨버전스? 등등 생각이 많아졌는데요.
폭스 로고를 보이드 땅바닥에 박아놓은 마당에 이걸 구하기도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데드풀스럽게 구하려다가 실패하고 사람들을 616에 데려오나? 싶었는데
어...어...구하네? 왜?????
폭스 마블 유니버스에게 작별을 고할 무대를 마련한줄 알았는데 이걸 살려버리면 나중에 어떻게 할련지 잘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이거에 대한 단서나 실마리를 주고 끝나야하는데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끄읏~ 하고 폭스 트리뷰트 영상 나오면서 이게 작별인지 아닌지 더 헷갈리게 만들었죠.
MCU를 위해서라면 폭스 세계관을 밀어버리던지, 아님 밀어버릴 장치를 마련하던지 했어야하지만 생각보다 작품에서 일어난 일이 별로 없습니다. 드풀이의 멀티버스 탐험과 폭스에 대한 헌사로써는 성공적이지만 MCU를 뒤흔들 사건이 딱히 없었죠.
최근 파이기의 인터뷰에서 세계관에 미친 영향을 따질 때 엔드게임이 10, 인피티티워가 9라면 데드풀과 울버린은 8이다라는 발언을 했었죠. 일단 확실히 8은 아닌 것 같습니다. 노웨이홈은 주문 깨지면서 스파이더맨 빌런들 흘러들어오는 장면이라도 있었지 이번 작품은 그냥 폭스 유니버스랑 TVA 좀 왔다갔다 하다가 끝입니다. 나머진 순전히 팬서비스용 소모성 멀티버스들...
2. 이용당한 울버린?
이 작품이 정말 마블을 구원할 작품이 되고 싶었더라면
울버린 서사를 보강
데드풀 서사도 보강
감정선 더 살리기
MCU에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사건 포함
어벤져스 5에 대한 최소한의 실마리 제공
을 했어야한다고 봅니다. 이게 모두 다 갖춰졌더라면 정말 자신있게 모든 사람들에게 마블이 드디어 돌아왔다고 큰소리를 뻥뻥 치고 다녔을텐데, 아직은 그냥 작은 신호탄에 불과한 느낌이 듭니다.
로건의 아다만티움 유골로 TVA 에이전트들을 작살내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지만, 다 보고 나니 진짜 <로건>이라는 작품에 조금은 스크래치를 낸게 사실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살짝 슬펐습니다. 노스포 리뷰에서 언급했듯 확실히 이건 데드풀3에 가깝습니다. 휴 잭맨이 시크릿 워즈에 등장하지 않는 이상 로건이 이용당했다는 느낌을 지우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간 울버린의 루크화?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은하계를 구원할 한줄기 빛이었던 루크가 어떻게 그렇게 흑화할 수 있냐며 라스트 제다이가 그렇게 까였었죠. 이번 울버린 역시 우리가 본 최악의 울버린이라 정감이 가진 않았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울버린은 원래도 결점이 많은 캐릭터이지만 찰스의 가르침으로 그나마 사람구실을 하는? 원래도 모럴 컴플렉스가 있던 캐릭터였지만 그 컴플렉시티를 아예 버리고 그냥 찰스를 만나기 전의 울버린을 보는 것 같아 이입하기 힘들었달까요.
오히려 루크는 처음부터 정의감에 가득 찬 정석적인 영웅이었고, 그만큼 너무나 큰 짐을 지고 있었기에 노년기에 좀 더 흑화하고 희망을 잃은 루크가 전 개인적으로 흥미로웠었는데요. 이번엔 좀 상황이 반대군요. 이건 개취를 많이 탈 것 같습니다.
3. 카메오...카메오...카메오!!!
카메오에 의존하면 안되는건 맞지만, 로건이 직접 언급했던 스톰, 스캇, 비스트, 진 넷 중 한명은 무조건 나오는게 맞지 않았나 싶습니다. 비스트는 더 마블스에 나왔다 치더라도, 팜케 잰슨이나 할리 베리는 어떻게든 끼워 넣었어야하는데...관객의 예상을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티는 나지만 서사를 위해 엑스맨이 더 필요했다고 생각됩니다. 플래시백으로나마 다른 엑스맨과 로건의 대화가 있었어야 실패한 울버린의 서사가 더 부각되었을텐데 말이죠. 여러모로 아쉽네요. 그리고 로라를 예고편에 공개한건 마블 최대의 실수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알던 그 로건이 아니기 때문에 로라랑 같이 있어도 막 크게 감흥이 없어서 갠적으루 아쉬웠네요.
그런 의미에서 카산드라도 결론적으론 일회성 빌런이라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패러독스가 TVA가 로키 시즌 2 이후에 어따ᅠ갛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반대 세력이 분명히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캐릭터라 오히려 카산드라보다 더 쓸모 있게 느껴지네요. <석세션>의 매튜 맥파이든은 역시 나이스한 개XX 역할 참 잘어울리네요. 왐스갠즈 모먼트가 많이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여기까진 혹평일색같지만 오랜 팬이라면 어쩔 수 없이 입이 떡 벌어지는 포인트들도 분명 많이 존재합니다.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나온 테이텀 갬빗 액션 죽여주고, 스나입스 형님도 너무 건재하시고, 반백살이 넘은 제니퍼 가너도 아직도 너무 매력적이고 섹시합니다. 캡틴의 “Language!” 콤플렉스도 데드풀 트리트먼트로 완벽하게 치료하는 부분도 좋았네요.
보이드에 떨어진 시크릿 엠파이어 쉴드 보고 하이드라 캡틴이 나오나 싶었는데...“Flame On!”은 그 이상으로 소름 돋는 최고의 연출이었습니다. 데드풀 코어도 뭐 드풀이 골수팬이시라면 안좋아하실수가 없겠고요. 블레이크나 테일러는 결국 얼굴을 안비췄네요ㅋㅋㅋ
그리고 루머만 무성했던 헨리 카빌의 MCU 비밀 역할은 다름아닌 어나더 로건...얼마전 파이기 인터뷰에서 DC와 크로스오버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묻던데 그게 바로 헨리때문이었군요. 선공개 푸티지가 초반 30분이라 헨리까진 나왔나 봅니다. 또 다른 루머였던 칼 어반이나 다니엘 래드클리프 배리언트는 아쉽게도 사실이 아니었네요ㅠㅠ 여튼 앞으로 헨리가 계속 울버린 연기한다고 해도 전혀 불만 없을 것 같습니다.
잡설이 많았는데 결론은!
액션 세트피스 훌륭하고 팬서비스 확실하고 보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았지만 생각보다 남는게 없는? 무게감이 부족한 속이 살짝 빈 아쉬운 작품 같습니다. N차 하면서 더 곱씹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