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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Aug 28. 2024

조지 타운에서의 첫 날. 페낭 - 1

마침내 도착했다!

 

제1여객터미널 역!

12시가 넘어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역에 도착했다! 소요 시간으로 봤을 땐 꽤나 길었지만, 역시 여행은 공항으로 떠나는 순간부터 시작이 맞는 것 같다! 그렇게 부푼 마음으로 1터미널역에서 하차했다. 명색이 국내 최대 공항인데.. 생각보다 밤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실제로 공항철도를 타고 갈 때도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아마 공항에서 웬만하면 사람들이 밤을 새려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1터미널 역에서는 친구를 기다리느라 20분 정도 있었다. 원래였다면 약속 시간에 늦는 친구에게 한마디 했겠지만.. 시간이 촉박한 것도 아니고 여유가 넘쳐서 딱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1터미널 내부에는 사람이 붐비는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사람이 꽤 돌아다닐 줄 알았지만!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정반대였다. 참으로 조용했다. 물론 텅비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시간대에 걸맞게 사람들의 활동은 거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새벽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인 것 같았다.

일단 체크인 전까지는 면세점이 있는 곳이 아닌 바깥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체크인이 이륙 3시간 전부터 가능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시간을 때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새벽 비행기의 고충이랄까.. 아마 내게 자가용이 있었다면 확실히 시간 맞춰서 올 것 같긴 하다. 


공항에서 밤을 새우는 여행객들을 위해 인천공항에는 캡슐 호텔도 있었다. 하지만 굳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아니면 나처럼 이것 또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인천공항의 복도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체크인 하는 곳

친구와 나는 눈을 좀 붙일 생각도 없었고, 애초에 잘 곳도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캐리어와 짐들을 담은 카트와 함께 공항을 열심히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 이유없이 돌아다니는 것 또한 여행의 소중한 일부라고 생각하는데, 친구와 그런 부분이 참 신기하게도 알맞게 떨어졌다. 


돌아볼 수 있는 곳은 다 돌아봤다. 공항의 새벽과 밤은 내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라앉아 있었다 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사방의 벤치에 사람들이 생기없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뭐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사실 제지가 딱히 필요없어보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꼭 필요한 노숙인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이륙 3시간 전에 입국 수속을 가볍게 마쳤다. 면세점 라인으로 들어섰지만 이른 시각이라 연 곳은 거의 없었다. 확실히 새벽 비행기를 탄다면 공항투어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ㅠㅠ


그럼에도 충분히 넓어서 내부를 돌아다니며 넓이를 체감했다. 발길이 닿는 게이트에서 좀 누워있었다. 가야 할 게이트를 이미 알고 있었지만, 밤을 샜기 때문에 몸이 너무 피곤했다. 면세점 라인의 벤치가 확실히 바깥 쪽보다 편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뒤, 24시 운영하는 음식점을 찾아서 아침을 먹으러 갔다. 사실 기내식을 신청할 수도 있었지만, 해외 항공사다 보니까 결제가 원활하지 않아서 신청에 결국 실패했다...(염소 고기를 꼭 먹어보고 싶었다)


식당에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았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우리가 자리를 잡으니 매장이 꽉 찼다. 모든 메뉴가 새우완탕쌀국수를 제외하고 매진돼 있어서 딱히.. 선택권이 없었다. 30분 정도를 기다리고 마침내 쌀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별 기대는 안했지만 생각보다 맛은 있었다. 한 그릇에 12000원 정도 했는데, 이후 페낭에 가서 이 쌀국수의 가격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는 상상도 못했다.

아시아나 항공을 탔더라면... 좀 더 편했을까?


아침 이륙의 장점: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다!

난 비행기 좌석이 불편하기도 하고 앞에 모니터도 없기 때문에 기껏 눈을 좀 붙여봐야 2시간 좀 넘게 잘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거의 4시간을 쭉 잤다. 만족스러웠다. 실제로 느낀 비행 시간은 1시간 정도였다. 확실히 이번 여행에서 느낀 거지만, 비행은 고역이다. 잠에 들 수 있다면 그건 정말 행복한 것이다... 꼭 긴 비행을 앞두고 있다면, 심신을 최대한 피로로 가득차게 하고 탑승하자!

페낭 행 비행~ 

쿠알라룸푸르 국제 공항에 내려서는 환승게이트로 가서 5시 비행기를 또 기다렸다. 페낭 직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마땅치가 않아서 이렇게 환승을 하는 걸로 선택을 했는데, 아마 앞으로는 환승.. 아니 저가 항공 환승은 죽어도 경험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참고로 우리는 바틱에어말레이시아를 이용했다. 


저가항공이라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가격에 다녀오긴 했지만,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자꾸 탑승 시간을 마음대로 바꾼다. 고객 된 입장으로서는 그렇게 시간을 마구잡이로 바꾸면 그냥 수긍하는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화가 난다기 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원래 페낭으로 향하는 비행기도 6시 이후에 이륙하는 일정이라 시내를 컴팩트하게 다녀올 계획이었지만.. 항공사에서 시간을 앞당기시는 바람에 ^^ 그냥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는 딱히 뭐가 없었다. 그래서 점심으로는 던킨 도너츠를 먹어주었다. 확실히 여기서부터 물가 체감이 되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그것도 공항에서 사먹은 '던킨도너츠' 마저 한국과 충분히 비교되는 물가였다. 도넛 6개와 카페라떼 2잔을 먹었는데 10000원 정도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이때도 전혀 예상 못했다. 이 정도 수준의 물가는 페낭과 비교하면 비싼 편이었다!


페낭으로는 1시간 가량 비행후 도착했다. 우리나라 청주공항에서 제주도 가는 것과 비슷한 거리인 것 같았다.

ATM기에서 링깃 인출하기~!

페낭국제공항에서 돈도 직접 인출을 해주었다. 현금을 인출하는 과정이 쉽지 만은 않았다. 난 트레블월렛이라는 앱을 이용하여 계좌를 개설하고, 온라인으로 원화를 링깃으로 환전한 다음에 발급받은 카드로 직접 현지에서 인출하는 방식을 썼다. 트레블월렛은 처음 사용해보는 앱이었지만, 정말 편리했다. 수수료도 부과하질 않으니 아주 좋았다. 


ATM기가 확실히 한국 것과는 인터페이스도 다르고 절차도 좀 달라서 애를 먹었지만 큰 문제 없이 한화로 약 70000원 정도를 인출해줬다. 참고로 말레이시아의 1링깃은 한화 300원 정도니 보이는 가격에 곱하기 300을 하면 편리하다. 

그랩을 이용해 처음 잡아보는 택시..

난 한국에서도 택시를 불러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보통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기도 하고, 국내 여행 갔을 때는 모두 친구들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말레이시아에서는 택시 이용이 거의 필수였다. 


실제로 여행 기간 동안 버스는 단 한 번밖에 이용하지 않았다. 한국처럼 대중교통이 편리하게 구성돼있지도 않았고, 택시 요금도 부담될 수준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굉장히 애용했다. 


'그랩'이라는 앱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으로 치면.. 카카오 택시와 비슷한 결인 것 같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하면 금액을 미리 볼 수 있다. 계좌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번거로운 일도 없었다. 무튼 그랩의 택시비는 굉장히 싸다 굉장히. 이점이 여행 경비를 줄이는 데 크게 일조한 것 같기도 하다..

한국과 달리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는 말레이시아..

숙소로 향하는 택시 내부에서 기사님이 스몰토크를 시도하셨다. 우리는 여기서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분명히 영어로 웬만한 의사소통은 잘 된 다고 알아보고 왔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영어가 아니다. 최대한 간결하고 핵심적인 단어만 말해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어쩌다보니 콩글리쉬가 절실했던 순간이었다.


물론 여행을 다니면서 점차 페낭-영어에 익숙해져서 뭔가 내 영어 실력이 퇴화해가는 듯한 느낌도 없잖아 있었다.. ㅎㅎ

조지타운 야경~!

호텔에 도착한 뒤, 바로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숙소에서 나와서 근처 야시장으로 향했다. 우리가 향한 야시장은 kimberley street food night market 이라는 곳이었다. 참고로 페낭에는 야시장이 굉장히 발달 돼있다. 파는 음식 종류도 굉장하고, 활성화 돼있는 시장들만 해도 20개는 넘을 정도로 아주 많다. 하지만 운영하는 요일이 정해져있는 곳도 있기 때문에 구글 맵으로 운영 요일을 확인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오리고기 요리..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난다. 

야시장에 도착해서 느꼈다. 확실히 이곳은 '야생'이다. 편리하고 깔끔한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께 페낭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이곳은 적극적이고, 하고자 해야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야시장에서도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그냥 내가 이 음식을 먹고자 하는 그 일념 하나로 그냥 밀어붙여야 한다. 소극적으로 하면 줄서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금방 내 차례를 빼앗길것만 같았다. 평소에 그렇게 무언갈 나서서 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줄 선 앞사람들을 보며 제대로 파악한 나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음식을 쟁취하고자 했다.


물가는 압도적이었다. 야시장과 편의점까지 해서 인당 10000원도 나오지 않았다. 야시장이기 때문에 위생적인 부분은 충분히 감안해야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절대! 위생적인 걸 기대하고 오면 안된다. 그래도 맛은 보장할 수 있으니 그나마 위로가 된 것 같다. 


물가가 너무 싸서 앞으로의 나날들을 생각하며 설레긴 했지만, 동시에 경계가 됐다. 잘 조절하면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록록이라는 꼬치 요리와 페낭에서의 첫 맥주~
호텔티비로 재생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일주일간 거의 루틴이 되었다.

저녁엔 맥주인 줄 알았던… 루트비어와 무슨 사과 맥주를 사서 먹어줬다. 술을 마시며 친구와 어쩌다보니 진솔한 얘기를 하게 되었다. 사실 내가 일방적으로 듣는 쪽에 가깝긴 했지만..! 덕분에 여행의 가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안주하는 걸 경계. 기투,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놓지 말기. 언제나 도전하며 확장적인 삶을 살기. 운명이란, 이미 일어난 일에 붙이는 슬로건. 


그렇게 유의미한 밤을 마저 보내주고, 적당히 기분 좋게 채워진 페낭에서의 첫날밤이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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