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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셔니 Sep 30. 2024

테슬라 vs 스페이스X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둘 다 머스크의 영감으로 세워진 회사이며 파괴적인 혁신으로 각자의 생태계를 리드하고 있는 존재들이다.


거품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회사 중 하나로 높은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두 자리 성장률을 찍었고, 올해도 100조 원을 웃도는 매출과 20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스페이스X는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다. 매출 기준, 높게 봐도 10~15조 원 수준으로 테슬라의 십 분의 일 밖에 안된다.


아직 우주는 자동차나 비행기에 비하면 제대로 된 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수천 조원, 민항기 시장의 규모는 수백 조원에 달한다. 반면 우주 발사체 사업은 불과 수십조 원 남짓에 그친다. 


그렇다면 스페이스X는 테슬라와 비교해 작고 덜 중요한 사업일까?  (이렇게 주장하면 화내는 분들도 있겠지만) 난 스페이스X가 테슬라보다 잠재력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포터의 5 포스 모델을 근거로 풀어보겠다. 


- 구매자의 협상력 -


‘경쟁자의 존재 유무’야 말로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 요소다. 스페이스X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올해 스페이스X가 우주수송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9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테슬라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시름이 깊다. 이미 단순 판매량으로는 중국의 BYD가 테슬라를 넘어섰다. 이에 맞서 할인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전기차의 공급과잉은 이미 구조적인 문제로 일시적인 가격 정책으로 풀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 공급자의 협상력 -


두 회사 모두 수직계열화를 통해 핵심부품과 공정을 내재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둘을 비교했을 때 더 강한 협상우위를 자랑하는 건 스페이스X 쪽이다. 테슬라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남에게 의존한다. 


- 잠재적 진입자의 위협 -


자동차 회사를 새로 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오면서 그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건 분명하다. 적어도 발사체 업체를 새로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쉽다. 미국에서 어려운 일을 놓고 ‘Rocket Science’라고 부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막대한 돈과 시간, 기술적 난이도에 더해 각종 기술 규제까지 얽혀 있기 때문에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 대체제의 위협 -


친환경이란 시대정신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그 주인공이 전기차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반면 인류가 우주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아직 발사체가 유일하다. 


결론: 스페이스X의 우주 시장 경쟁우위는 테슬라가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구축한 그것에 비해 훨씬 강하다. 지금 당장은 테슬라가 훨씬 더 큰 사업이지만, 둘 중 저력이 더 큰 게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스페이스X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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