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끝나간다, 올해를 마감하는 느낌으로 2024년 읽은 책들을 결산해 본다.
두고두고 또 읽고 싶은,
▪ 7번의 대전환(2024): 경제사를 위기와 극복을 테마로 다뤘다. 대처법에 따라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재앙이 되기도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한다. 특히 2008 금융위기 편은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결정들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역사서로도 경제 서적으로도 수작
▪ 다윗과 골리앗(2020): 승패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는 책. 저자와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있다는 착각할 만큼 몰입해 읽었다. 큰 도전을 앞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 물질의 세계(2024):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지, 어째서 아직도 제조업이 중요한지, 왜 중국은 호주에게 함부로 굴지 못하는지… 디지털 열풍 속에 가려진 이 세상의 진면목을 흥미롭게 들춰낸다
▪ 불변의 원칙(2024): 경영 서적의 틀을 빌려 깊은 인생의 통찰을 담은 책. 재미와 깊이를 겸비했다. 10년 뒤에 읽어도 신선하게 느껴질 책
▪ 역량(2022): 단순한 제목과 달리 그 내용은 깊고 심오하다
▪ 포지셔닝(1981): 고전은 영원하다. 광고를 주제로 한 책이지만 우리 개개인이 어떻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배부르게 잘 읽었다,
▪ 칩워(2023): 반도체 전쟁을 국제정치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다룬다. 미중 기술 패권 시대를 사는 우리에겐 필독서, 특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더더욱
▪ 더 커밍 웨이브(2024): AI와 생명공학이 가져올 정치, 사회, 문화, 윤리적 파장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에피소드 위주로 전개되기 때문에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 언더그라운드 엠파이어(2024): 미국이 지닌 초강대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책
▪ 거인들은 주역에서 답을 찾는다(2024): 제목은 주역이지만 그 본질은 처세술에 가깝다. ‘역술’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부록으로 주역 점을 치는 법이 담겨있긴 하다)
▪ 당신이 속는 이유(2024): 읽고 나면 주변의 감언이설들이 역겹고 모욕적으로 느껴진다
▪ 실패하는 비즈니스에는 이유가 있다(2024): 내용은 뻔하다. 실천하지 않아서 문제지… 기본적인 프레임워크를 잡는데 유용하다
▪ 볼트와 너트(2024): 세상을 움직이는 건 의외로 작고 단순한 것들이란 걸 가르쳐 주는 책이다. 꼭 크고 거창한 프로젝트만 정답인 건 아니다
▪ 쇼펜하우어: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2023): 하도 광고를 많이 해서 홀린 느낌으로 선택한 책이었는데… 정말 유익했다. 덤으로 요즘 세대에게 결핍된 게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위기의 역사(2023): 대한민국이 거쳐온 위기와 그 극복의 역사를 정치적 색깔 없이 담백하게 다룬다. 앞으로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겐 비추
▪ 울산 디스토피아(2024): 제2, 제3의 울산이 늘어나고 있는 대한민국이 읽어야 할 책. 제목을 대한민국 디스토피아로 바꿔도 되지 않을까?
▪ 수축사회 2.0(2023): ‘플러스 성장률’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모든 규칙이 그 기준으로 설계된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근데 마지막까지 ‘So What?’이 없었던 듯? 하긴 답이 있었다면 진작에 했겠지. 개인적으론 다음 선거 공약들을 평가할 때 기준이 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었다
왠지 설익은 느낌,
▪ AI 지도책(2022): AI가 우리 사회의 권력 배분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를 분석한 책. 누군가는 이런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시도
▪ 비욘드 디스럽션(2023): 그 유명한 ‘블루오션 전략’의 후속편이다. 후속편의 숙명인 걸까? 전편 대비 풍성한 내용과 재미로 무장했지만 그 날카로움은 전작만 못하다
▪ 지리의 힘(2016): 천지인, 예부터 ‘지정학’은 승패를 가르는 3대 요소 중 하나였다. 책 속의 예언들이 최근 들어 하나 둘 맞아떨어지는 걸 보면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은 듯. 서구 편향적인 시선이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인간의 본성이니 이 정도는 알아서 감당해야 할 부분
▪ 타이탄들의 도구(2020):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재밌게 봤다. 거만 떨지 않으면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교훈들을 준다
▪ 하드씽(2021): 실리콘밸리에서 펼쳐지는 창업 스토리를 피, 땀, 눈물범벅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단 저자의 경험이 모든 독자에게 교훈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창업의 어려움을 체험하는 기분으로 읽는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
▪ 아웃라이어(2019): 응? 책의 표지와 달리 ‘의지’를 강요하는 책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 괜찮은 책이긴 하지만 구매하기 전에 어떤 책인지를 먼저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 퍼스널 MBA(2024): 이 책 한 권으로 MBA 벼락치기를 할 생각이라면 100% 실망할 것이다. 이미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을 정리해 복기하는 목적으로는 유용해 보인다
▪ 시너지 솔루션(2023): 인수합병의 과정을 A부터 Z에 걸쳐 읽기 쉽게 풀어냈다. 이거 한 권 읽으면 관련 대화에서 소외감을 느낄 일은 없을 것이다. 개론서에 그친 느낌은 아쉽다, 그래서 ‘솔루션’은 뭐였지?
▪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2023): 역사 속 위인들의 실패를 게임이론을 통해 다룬다. 술술 읽히는 재미는 장점, 다소 아쉬운 깊이는 단점
▪ 탁월한 기업의 조건(2022): 경영의 성과를 좌우하는 건 하드 요소(전략)가 아니라 소프트 요소(사람, 문화)라고 주장하는 책. 너무 드라이하게 느껴지는 감이 없지 않다
읽다 체했다,
▪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2023): 트럼프 시대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단 저자도 100% 미국을 안다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 아니, 정확히는 미국인들 스스로도 미국을 모르는 것 같다. 어쩌면 그게 애초부터 의도했던 결론이었을지도. 모든 편견을 버리고 전략적 유연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 애프터 스티브 잡스(2024): 딱히 새로운 건 없었다. 팀이 잡스와는 다른 쪽으로 훌륭한 리더였다는 것, 하지만 혁신에 최적화된 인물은 아니었다는 것, 그 결과 애플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두꺼운 분량을 힘겹게 마쳤는데 ‘아 그랬구나’는 결론으로 끝날 때는 허무감마저 든다
▪ 부의 인문학(2024): 너무 가벼웠다
▪ 강제 혁신(2023): 한 사회가 혁신을 어떻게 수용하고 확산시켜 나가는지를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 설명한다. 단 결론을 끌어내는 과정에 100% 공감하긴 어려웠다. 좋은 소재, 신선한 시도였기에 더욱 아쉬웠던 부분
▪ 밸류, 기업가치란 무엇인가(2011): 이 책을 읽기엔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 제대로 소화하려면 어느 정도 기반 지식이 필수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