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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 Europe', 유럽도 결국 보호주의로

by 셔니 Jan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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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Times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에서 ‘Buy European’ 정책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유럽의 안위 및 경쟁력에 중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무조건 유럽산을 사용해야 하도록 정부 조달법을 바꾸겠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건 프랑스와 이탈리아라고. 


바이오, 에너지, ICT, 방산, 항공우주 등이 대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하며 이후 나라들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더하고 빼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주요 전략기술 가운데 유럽에 존재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아니라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 조약의 우산 아래 들어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이라면 우리나라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 같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과거였다면 당장 WTO에 제소될 사항이다. 자유무역의 지지자를 자처했던 유럽도 ‘자유시장’과 ‘가치동맹’이 빛을 잃어가자 위기감을 느낀 모양. 이러다 곧 ‘MEGA (Make Europe Great Again!)를 외치는 유럽 정치인들을 보게 될 것 같다. 아니, 이미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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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럽의 시도가 제대로 먹힐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Buy European’은 ‘Make European’이 병행되어야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제대로 된 산업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보호주의만 따라 하면 그 부작용이 클 것이다. 애초에 살 것이 있어야 사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자칫하면 경쟁력 없고 혈세만 낭비하는 좀비 기업들만 대거 육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정말 필수적인 분야만 엄선해 보호하고, 그 외에는 ‘자유주의의 마지막 수호자’를 자처하며 어부지리를 노리는 게 합리적일 것.


회원국마다 이해관계가 천차만별인데 이걸 어떻게 극복하고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본 조약으로 혜택을 얻을 메이저 회원국들이야 찬성하겠지만 다른 회원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확실한 게 하나 있다, WTO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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