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동안의 문장 수집에서 발견한 것들 (3)
30일의 문장 수집을 하는 동안, 신기하게도 일주일에서 열흘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주제가 이동했다. 첫 열흘은 '나의 본질'이라고 느껴지는 글을 수집했고, 두 번째 열흘은 '내가 지향하는 태도'와 닮은 글을 모았다.
덕분에 '나의 본질'에서는 #이야기 #감탄력 #깊이감을, '내가 지향하는 태도'에서는 #진실하고 단단하게 걷는 #유지하고 가꿔나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서는이라는 키워드를 얻을 수 있었다.
새로운 열흘 동안은 '나는 어떻게 기여하고 싶은지'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본질과 태도를 생각해 보았다면,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쏟을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코치로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인가, 누구를 어떻게 돕고 싶은가,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무엇인가. 열흘의 기록 중 인상 깊은 세 문장을 공유해 본다.
21~30일 차 :
내가 기여하고 싶은 방향에 대해 깨닫는 시간
*주요 키워드 : #셀프 포지셔닝 능력이라는 나침반으로 걷는 #진심에 오랫동안 귀 기울이는 #다정하고 건강한 자기 대화를 돕는
1) 항상 자신을 더 좋은 곳으로 데려가 주세요.
브런치 팝업 <작가의 여정>에 다녀왔다. 가벽 하나에 나만의 키워드, 가벽 하나에 글쓰기 레시피, 가벽 하나에 나만의 글쓰기까지… 걷고 멈추고 찍고 읽고 생각하고 쓰면서, 성별과 세대를 막론하고 ‘우리 모두가 작가’라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지는 날이었다.
그중에서도 첫 가벽에 여름 작가를 소개하는 문장 중 하나가 기억에 오래 남았다. #로컬 #리틀포레스트 #감춰진 기회라는 세 개의 키워드로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라는 브런치 북을 펴낸 그녀이기에, ‘자신을 좋은 곳에 데려가라’는 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코칭을 하면서 고객의 ‘셀프 포지셔닝 능력’이 함양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 문장을 꼭 지켜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사진을 남겼다. 어떠한 상황과 환경 속에서도 자신을 더 좋은 곳에 위치시킬 수 있는 능력, 그런 주체성과 애틋한 사랑을 자신에게 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여정을 돕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으로.
2) 여러 가지를 경험하다 보면 그때마다 네 마음속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을 거야. 그 소리가 네 진심이란다. 네 진심에 늘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주인공인 중학생 코페르의 서사와, 그의 외삼촌이 코페르에게 남기는 노트의 내용으로 전개된다. 코페르가 삶에서 겪는 일들과 감상에 외삼촌은 감탄하며, 어른으로서 전해주고 싶은 말을 노트에 적어둔다. 그 글을 읽으며 마치 내가 코페르가 된 것처럼, 위안을 받고 감동을 받는다.
우리 모두에게 코페르의 외삼촌 같은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네 진심에 늘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해주는, ‘네 마음이 감동받을 때와 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렴’이라고 말해주는 존재가 있다면, 우리는 자신의 감상과 감각을 애틋하게 여기며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코페르의 외삼촌 같은 존재를 곁에 두었을 수 있고, 누군가는 자신에게 스스로 그런 존재가 되어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누군가에게는 그런 존재가 없을뿐더러,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자신에게 그런 너그러움과 소중히 여기는 감각을 전해줄 수 없을지 모른다. 나는 그런 순간에 함께 해줄 수 있는 사람이자 코치가 되어주고 싶다. 당신의 진심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사람이자, 당신의 귀한 마음에 오랫동안 귀 기울여주는 사람. 더불어 그런 상황에서 코치를 찾는 것이 자연스러운, 그런 세상이 되는 데 한 걸음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다.
3) 이야기의 선택권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지만, 그녀가 그 이야기를 선택했다는 것(암에 걸려 죽음을 앞둔 여성, ‘이것은 제게 일어난 최상의 일들 중의 하나예요.’라고 그에게 편지했다)이 대단한 힘을 필요로 했을 것입니다. 자신이 스스로에게 말하는 이야기, 이야기는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를 지나간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흔적(인상)을 남긴다. 그것은 고통일 수도, 결핍일 수도, 낙심일 수도, 좌절일 수도, 죽음일 수도 있다. 흔적이 남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그 흔적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부여하고 있을까.
일전에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서, 내 안의 감정 headquarter에는 누가 자리할지 상상해 보았다. 선두에 선 그 친구가 내게 지속적으로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지 떠올렸다.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에서 기쁨이가 핵심 기억을 만들어 낼 때의 자아상 메시지는 “I’m a good person.(나는 좋은 사람이야.)”이었다면, 불안이가 핵심 기억을 만들어낼 때의 자아상 메시지는 “I’m not good enough.(난 충분하지 않아.)”였다. 불안함으로 가득 차 라일리가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될 때, 얼마나 많은 어른들이 함께 울었는지.
고민해 보니 나의 머릿속은 완벽한 기쁨이와 불안이의 합작이었다. 나의 두 친구는 공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으므로 마치 어깨동무를 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발견한 나의 자아상 메시지는, “I want to be better.(난 더 나아지고 싶은 사람이야.)”였다. 스스로를 충분하다고 느끼지 않는 불안이의 스탠스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기쁨이의 긍정어로 표현하는 메시지. 지금까지는 이 메시지가 나를 균형감 있는 시선으로 보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날 이후로 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주고 있는 메시지가 무엇일지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 저 사람은 자신에게 ‘네가 다 망쳤어.’라고 말하고 있구나.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이 친구는 ‘나는 네가 너무 자랑스러워.’라고 말하고 있구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뿌듯할까.’
동시에 코치로서는, 그들이 충분히 들어야 하는 말이 무엇이었는지 정성을 다하여 고민한다. 스스로 이야기를 바꾸기 어렵다면, 코치인 내가 샤워링(Showering)하면서 당신이 자신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다. 누구든 언제든 어디서든, 자신을 위해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나의 지난 흔적과 현재의 해석을 다시 짚어보게 되는 문장이었다.
올해 가장 큰 감사함 중 하나는, 러닝을 새로이 시작한 것과 요가를 다시 시작한 것이다. 두 운동을 통해 내가 획득한 것은 ‘진실한 나와의 대화 시간’이다. 그 시간은 ‘호흡’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요가든 러닝이든,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와의 대화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처음 만나 대화할 때에도 나름의 순서가 있듯이, 운동을 통해 나와의 대화를 할 때도 스몰 토크부터 시작하여 차츰 깊이감이 생긴다. 그 순간에 다다르는 건 호흡을 컨트롤할 수 있을 때다.
운동을 오래 지속하거나, 한계에 밀어붙이는 상황 안에서 숨이 가빠지고 짧아진다는 것을 느낄 때, ‘어떻게 하면 더 깊은숨을 쉴까? 어떻게 하면 더 숨을 안정적으로 쉴까?’ 궁금해진다. 호흡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며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나와의 조율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나의 상태를 속속들이 알아차리게 되고, 그 알아차림과 돌봄의 과정 속에 대화가 있다. 최근에 발견한 '호흡이 달라지면 인생이 달라집니다.'라는 문장 앞에 서서, 나는 ‘호흡이 달라지면 나와의 대화가 달라집니다.’라고 바꾸어 말했다. 자신과 나누는 대화의 수준이 달라진다면, 그것이 바로 인생이 달라지는 길 아닐까?
대화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 여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스스로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걸을 수 있도록 돕는, 그런 대화의 여정을 함께 하고 싶다. #셀프 포지셔닝 능력이라는 나침반으로 걷는 #진심에 오랫동안 귀 기울이는 #다정하고 건강한 자기 대화를 돕는 코치. 자신에게 이로운 곳으로 스스로를 데려갈 수 있고, 자신의 진심에 오랫동안 귀 기울일 수 있고 (거기에 응원을 더하는 코치가 있고), 자신에게 다정하고 건강한 메시지를 던지며 대화할 수 있다면... 모두가 자기 자신의 코치가 되는 그런 세상, 내가 바라는 그곳에 한 걸음 닿는 일을 만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긴다.
그 여정을 함께 하는 코치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