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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렉탄 Mar 18. 2023

인간은 왜 '공감'해왔을까?

공감이 바꾸는 세상  

대학 시절, 한 학교에 봉사활동을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봉사활동의 중요성을 초등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었죠.


그러다 나이가 많이 어린 학생으로부터 "왜 불쌍한 사람을 사회가 도와야 해요?" 란 질문을 받았습니다.


질문을 했던 학생은 나이가 너무 어렸고, 처음 '봉사활동'의 개념이 무엇인지 설명을 듣고 있었기에 할법한 질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질문을 들으니 어떻게 대답해 주어야 고민하게 되더군요. 그러다 경험 많은 선생님 주저하지 않고 대신 대답해주셨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에 의해 어려워질 수 있어요."


"사람들은 어려운 입장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왔답니다."


오늘 한주 한 줄 명언은 공감 능력은 인류의 역사를 지탱한 힘이며, 지구촌을 밝히는 등대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소개합니다.


  "인류의 위대한 선물은 우리가 공감 능력을 갖고 있고,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신비한 연결 고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메릴 스트립(1949~)


1. 할리우드 레전드의 연기에 대한 철학


메릴 스트립은 <맘마미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의 영화로로 국내에 잘 알려진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대배우입니다.


그녀는 과거 인터뷰에서 좋은 연기를 하려면 배우 간의 교감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교감은 공감능력에서 나오죠.


아래의 유튜브 영상은 그녀가 미국의 한 학교에서 한 졸업연설로, 여러 깨달음을 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Acx1TYqqJo


2. 빙하기와 농경시대를 살아남은 지혜 '공감'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가장 구분되는 차이점은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한 협동입니다.


우리는 동물의 세계를 약육강식이라고 말합니다. 야생에선 힘센 동물이 힘이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게 일반적이고, 집단내에서도 도태된 동물이 버림받기도 하죠.


물론 동물일지라도 동료애를 보여주는 동물도 많고, 인간일지라도 인간답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약육강식처럼 흘러가기도 하죠. 하지만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협동 능력이 뛰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인간은 그런 공감에 기반한 협동을 바탕으로, 집단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왔습니다. 가난한 사람, 몸이 아픈 사람,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을 도왔죠.


이것은 비단 현대국가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조선은 장애인들만 가질 수 있는 직업들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유럽도 교회가 빈민들을 구제한 기록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역사 속에서 이렇게 서로를 도우며 살아왔을까요? 공감은 '지능'이라는 말이 있듯이, 공감을 바탕으로 한 협동은 인류가 야생에서 살아남 '전략'이었습니다.


빙하기 때 인류는 거대한 동물들을 사냥하려면 뭉쳐야 했습니다. 고대와 중세의 인류는 농업을 하려면 여럿이 모여 함께 밭을 일구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사냥을 하다가 다치고, 농사를 짓다 다칠 수 있었습니다.


이때 다친 사람이 일할 능력이 없어다며 무조건 버림받았다면, 과연 협동이 가능했을까요? 자기도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주저하게 되었을겁니다.


이건 전쟁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문화권 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형편이 허락하는 한 고대, 중세의 국가도 전사자를 위한 여러 가지 제도를 시행했죠.


집단의 수장들은 사람들이 가진 "언제 내가 위험한 입장에 처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달래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농업' '전쟁'같은 큰일에 사람들을 동원할 명분이 없었죠.


이런 장치의 탄생은 누구나 언제 어떤 입장에 처할지 모른다는 인간의 '공감 능력'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가 없더라도 장애인을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가난하지 않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제도는 있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자신이 직접 그 입장에 있지 않더라도, '타인'에 공감하는 인류의 능력은 문명을 지키고 발전시켜 온 힘이었던 것입니다.


3. 공감에서 나온 발명이 세상을 바꾸다.


삼중 신호등의 발명자로 유명한 가렛 모건(1877~1963)은 평소 동네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에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재봉틀 수리기사였던 그는 어느 날 마차와 자동차 사이에 발생한 사고를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그 시절 신호체계는 지금의 신호체계에 비유하면 빨간, 초록 밖에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의 노란색 '정지'신호가 없었습니다.


만약 '정지' 신호 같은 개념이 존재했다면, 차량이 들어오기 전에 조금은 준비를 할 것이며 교차 그럼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모건은 연구를 거듭한 끝에 오늘날 노란색 신호등의 원조가 되는 삼중 신호등을 발명합니다. 한편 1912년 한 건물에서 일어난 화재사건에서 질식으로 죽은 소방관을 안타깝게 여겨 연구를 거듭해 세계 최초로 현재 표준 방독면에 쓰이는 안전 두건을 발명했습니다.


그는 훗날 클리브랜드 터널 화재사고에서 자신이 발명한 안전두건을 채운 방독면을 쓰고 터널에 진입해 많은 사람들을 구했습니다. 그 공로로 명예 소방관으로 임명됨은 물론 흑인차별 정책이 공공연히 남아있던 그 시절의 미국사회에서 조차 큰 존경을 받았습니다.


(출처:https://www.linkedin.com/pulse/what-we-can-learn-empathy-from-inventor-yellow-traffic-aj-julia ni)


그 외에도 저상버스 도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산업 디자이너 페트리샤 무어가 노인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노인으로 분장한 뒤 발명에 깨달음을 얻은 이야기가 유명하죠.


공감은 이렇게 세상을 바꾸어왔고, 언뜻 보면 약육강식인 것만 같은 지구촌을 따뜻하게 밝혀주기도 합니다.


4. 튀르키예 지진과 한국전쟁


사진 출처=명민호 작가님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93.minho/

얼마 전 지구 반대편의 튀르키예에서 커다란 지진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인명피해도 많았죠.


명민호 작가님이 그린 위의 그림은 SNS에서 뜨거운 찬사를 받았습니다. 왼쪽은 한국전쟁 때 우릴 도운 터키의 군인을, 오른쪽은 현재  튀르키예를 돕는 한국의 소방관을 잘 담아냈습니다.


한국전쟁 시기 튀르키예가 우리나라를 도운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냉소적인 일부 사람들은 "튀르키예는 냉전 시기 미국의 지원을 받기 위해 도운 것이다."라고 평가하곤 합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냉전 시기 소련이 코앞에 있던 튀르키예의 정치가들은 미국의 환심을 사야 했기에 우릴 도운건 맞으니까요.


하지만 정치의 영역에선 그런 '이해관계'가 통할지라도 병사들의 결심엔 '공감 능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 시절 한국전에 참전하기로 결심한 튀르키예의 군인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는 멘트들이 있습니다.


"무신론자들이 작고 가난한 나라에 쳐들어 왔다."


"러시아가 지구 반대편에서 다시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튀르키예는 과거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기 경험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슬람교를 믿던 튀르키예 청년들에게 종교를 부정하는 공산주의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죠.


직접 자신의 나라가 전쟁터가 된 것이 아니라 해도, 지진이 난 것이 아니라 해도 양국의 국민들이 서로를 도울 수 있던 이유는 인간 본연에 내재된 공감 능력과 감사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의 수많은 시민들이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죠.


https://www.unhcr.or.kr/ukraine-emergency-CDZ/?utm_source=google&utm_medium=cpc&utm_campaign=KR_PS_KO_UA&utm_content=Consider&utm_term=%EC%9A%B0%ED%81%AC%EB%9D%BC%EC%9D%B4%EB%82%98%EA%B8%B4%EA%B8%89%EA%B5%AC%ED%98%B8&gclid=Cj0KCQiApKagBhC1ARIsAFc7Mc6bh_VbLGAaxsfMbNKEBGKDdpq0owpRClDrNrJ oyY9-Zldm2f_Cjp4aAqSsEALw_wcB


만약 인간에게 공감 능력이 없다면, 자신이 직접 겪는 전쟁도 아닌데 도움을 주진 않을 겁니다.


이렇듯 인간의 공감 능력은 인류를 지키고 있는 빛나는 힘입니다.


 저는 공감우리 자신과 주변을 밝히는 마음의 '등대'라고 생각해요.


구독자님들이 다가올 한 주도 마음의 등대를 빛나게 밝혀 기쁜 시간을 갖길 바래봅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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