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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 위버 Dec 30. 2023

문제해결능력이 “갑”이죠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를 읽고

545일 동안 세계 일주를 한 가족이 있다.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라는 책에 나오는 가족이다. 부모는 용감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사라는 직업도 그만두고 고등학교 1학년인 딸, 중학교 3년과 1학년인 아들들을 자퇴하게 하고 길을 나섰으니 말이다.


이 가족이 배낭여행을 떠나게 된 것은 부모의 삶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학교 성적이 바닥인 맏딸의 진로며 부부간이나 부모 자식 간의 대화가 단절된 관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였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부부간에 다시 대화의 물꼬가 트였고, 여행을 다니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부모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여행 중에 부딪친 많은 문제들에 해결하면서 아이들은 대한민국 학교 성적표가 말해주지 않는 능력을 끌어냈고 결국에는 부모를 대신해서 여행을 리드할 정도로 급성장하였다.


산토리니를 떠나올 때 아이들은 자신들은 8시간 걸리는 야간 배를 타고 아테네로 갈 테니 어머니, 아버지는 하룻밤 자고 쾌속정을 타고 돌아오라고 제안한다. 이뿐이 아니다. 고산병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약을 구해오는가 하면, 산토리니에서 호객하러 나온 게스트하우스 주인들과 숙박료를 협상하고, 나중에는 LA에서 유대인 교육 지도자 과정을 공부하는 부모님들보다 1주일 먼저 한국에 들어오겠다고 한다. 굳이 자신들까지 체류비용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세계를 다 돌고 나서 말한다. “세계를 둘러보니 학벌보다는 실력, 학력보다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제 저희들의 적성을 찾았으니 스스로 해볼게요.”라고.


책 제목 그대로 세상이 학교였다. 세상에 던져 놓으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발동하고 알고 싶은 것을 스스로 배워나간다. 로마에서 가이드의 해설을 들은 후에 세계사를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자청해서 스페인어 학원에 다닌다. 멕시코의 세든 집에서 전기를 10시 이후에는 쓸 수 없게 되자 몰래 불을 밝히고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급기야는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다시 이사 나가자고 조른다. 그리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마지막 행선지로 미국을 택한다.


미국에서 아이들은 한국과는 다른 교육풍토에 매료되어 미국에 남기를 바랬지만 잘 닦여진 길을 쉽게 따라가기보다는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신념에 따라 모두 한국에 돌아온다.


아이들은 한국에 돌아와 여행길에서 발견한 잠재력(맏딸은 낯선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는 친화력을 발견한다)에 따라 제 길을 찾아간다. 예를 들어 중1의 학력이 전부인 막내아들의 경우,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한 후 나중에 CEO가 되기 위한 현장 경험을 쌓고자 대학진학보다는 취업을 하고 사이버대학에 다닌다.


이 책이 2011년에 출간되었으니 이 자녀들은 지금 버젓한 사회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여행을 하면서 획득한 문제해결능력이라는 큰 자산을 토대로 자신들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잘 살고 있을 것이다. 변화가 빠른 시대에서 배운 지식은 빠르게 낡아지지만 삶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능력은 삶의 매 위기를 뚫고 지나가 성장이라는 문을 여는 메인 열쇠이니까.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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