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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 위버 Jan 19. 2024

행복이 목적이 아니라 도구라고요?

진화심리학자의 책을 읽고

‘행복의 기원’이란 책을 보면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라고 말한다. 즉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은 인간이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사람이 먹을 때 기분이 좋은 것은 그래야 사람들이 계속 챙겨 먹어서 인간이 생존하는 것이고, 맨살과 맨살이 맞닿을 때 쾌감을 느끼는 것은 그래야 계속해서 사람들이 섹스를 해서 번식을 하게 되기 때문이란다. (그렇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자가 쓴 것이다.)


피카소가 여성들을 많이 사귀었는데 여성들을 사귈 때 창작이 활발했던 것은 여성들이 그의 뮤즈가 되어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여성들에게 어필하고 싶어서 그의 무기인 그림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가 결국 연애를 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나는 어떻지?... 나는 사람들에게 많이 친절하다. 스스로 생각해도 지나칠 때가 많다. 그러니까 소위 오지라퍼이다. 후배들 강의 자리를 구해주기 위해 사방으로 전화를 한다든지, 사정이 어려운 후배가 책을 출판했다고 하면 친하지 않아도 여기저기 홍보를 해준다든지 하는 것이 나의 행태다.


책이 이해를 도와주었다. 나는 생존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느끼는 삶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다. 휴먼 네트워크를 만들어 그것을 나의 사회적 안전망으로 만들기 위한 나만의 전략이었던 것이다.


피카소는 여성들을 만나면서 행복감을 느꼈고 나도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행복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다루고 있지 않은 것은 한 가지 행복감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현상이다. 한 가지 행복감에 몰입하다 보면 그것이 중독이 되고 알코올중독이나 게임중독자들에게서 볼 수 있듯이 중독은 삶의 균형을 깨트린다.


중독이라는 현상을 하나의 연속체로 놓고 보면 나의 오지랖은 어디쯤에 있을까? 그건 알기 어렵지만 나의 오지랖이 나의 삶의 균형을 깨트린 것은 맞다. 나의 오지랖 때문에 가족들은 물론 나 자신도 피해를 보니까 말이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들을 돕느라 에너지를 뺏긴 후 음식을 만드는 일은 뒷전이 되기 일쑤 가족들과의 소통도 차차순위로 밀려버린다.


다양한 음식을 먹어야 건강하듯이 우리도 행복의 다양한 소스가 있어야 건강한 삶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몸의 각 부분이 제 기능을 할 때 살아있음의 기쁨을 맛보듯이, 우리의 도 여러 방면에서 자극 받아삶의 발판이 든든해질 것이다. 굳이 생존과 연결시킨다면, 그건 겨우겨우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 있게 생존한다는 의미이다.


.... 풍족한 생존을 위해 나의 오지랖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절제! 내게 평생 부족한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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