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그런 사람 없나? 모두에게나 이상적인 사람 말야. 여기저기서 비행기가 날아드는 시끌벅적 오색찬란하여 버티고 버티다 관광지로 개발된 멋드러진 섬 말고
나의 전용기로만 드나들 수 있는 쓰레기천지 우중충 회색빛 무인도 같은 사람.
실은 누가 들어와도 그는 거부감 따위 느끼지 못하지만 오롯 나만이 신나게 발자국을 찍어대는 덤덤한 섬같은 사람.
이런 생각을 품은 문예인간을 보고는 모두가 이를 표리부동하다며 욕하여도 좋아. 결국 그것이 그들에게 필요한 모습이니까 별다른 반박을 할 수도 없을걸. 그런 식의 수풀들 사이에도 서로의 무인도가 되어줄 사람 한두 명쯤은 있을까? 내 가까운 녀석들은 이미 충분히 뿌리가 되었는걸.
이런 독백. 하면 무엇하겠어 결국 나는 무언가가 단절된 표류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걸.
뉘엿대는 지평선 너머에도 나의 헛되고 아름다운 이상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 저 너머로 가보지도 못했으면서.
실은 여러 이유를 대며 나아가지 않고 있지. 대부분의 이들이 런닝머신 속에서 열심히 나아감에도 나는 왠지 거기서 벗어나 있는 것만 같다는 착각에 빠져 결론적으로 난 어느 방위로도 쉽게 발을 떼지 못해.
하지만 매일이 왠지 모르게 바쁘고 머리가 지끈대며 아파. 쳇바퀴는 이렇게나 힘든 거였구나.
그럼 오프로드에서 맨발로 달리는 건 대체 얼마나 힘든 걸까 하고 또 자신을 가둬.
끝끝내 이것이 결국 표류의 한 모습이구나 깨닫는 순간이 오면 그게 일종의 만족감이 되어주지.
감옥의 형태에 따라 그것이 안락한 지 어떤지는 겪어봤으니까 조심스레 말하는 거지만 경우가 어떻든 반복은 결국 적응하더라
그래서 더 벗어나고 싶은 거야. 무심코 무서워져 버려서.
이게 다야. 이런 표류가 결코 나쁘지많은 않다는 것.
넘실이는 풍경에서 아무도 모르는 하늘을 바라본다는 감각만큼은 지금까지 만난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었어.
그러고 있자니 어떤 것들이 매우 답답하게만 느껴졌고 결국 거기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해주는 그런 표류라면 그에 당당히 가둬지겠다고.
그렇기에 아무리 번복해도 한 가지 결론이 나오고 말아. 내가 선뜻 나의 이중, 삼중의 표리를 깰 누군가를 만나기 전까지는 계속 파도를 삼키겠지. 그러다 질식해서 죽어버려도 무릇 해피엔딩이고. 어느 누군가가 뗏목을 요리조리 짜와서 그와, 또는 그들과 망망대해의 가운데일지도 모르는 또 다른 섬에서 살아가도 해피엔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