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내리던 건 어제부터였다.
어제는 갑자기 소화해야 하는 정보량이 내 뇌에 쑤셔 박혀서 그게 별것 아님에도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그냥 잤다. 그리 일찍 잔 것도 아니었지만 오늘은 매일같이 꾸던 개꿈을 꾸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눈앞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단지 몇 분뿐일 느낌일지라도 혐오스러운 어제로부터 재빨리 벗어나서인지 오늘은 별로 혐오스러운 날이 되지 않을 것만 같다.
꿈을 꾸지 않은 것만으로도 머리가 한결 편해진다는 것을 난 오늘 처음 체감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오는 비가 이틀째나 쏟아지고 있었다.
바보같이도 쏟아진다.
나도 바보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