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에서 일하기
보통 '회의'라고 하면 다 같이 의논해야 하는 사항을 회의 안건으로 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라고 알고 있을 텐데. 어느 순간부터 그저 '공지사항 전달'이 되기도 하고(이 공지사항은 직원들한테 해라, 하지 마라 이야기하는 시간..), cctv 녹화한 걸 같이 보면서 특정 직원에게 '여기서 뭐가 잘못된 것 같냐?'를 추궁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보통 생각하는 회의와는 점점 달라져가는 분위기와 '특정 직원'에게 뭐라고 하는 시간이 되어가는 게 곤욕이었다. 외부에는 이런 이야기는 전혀 안 하고 외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이런 직원들 없다."라고 여전히 이야기하는 것 또한 곤욕이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외부에서만 그러지 않고, 회의 시간에 저런 추궁하는 시간 또한 없어야 하는 거 아닌가.
지난 회차에서 시간 외 수당은 당연히 없다고 하였는데. 회의를 이런 식으로 하면서(이걸 회의라고 하기도 뭐 하다) 시간 외 수당은 없고, cctv를 다 같이 지켜보면서 잘잘못을 하나씩 따지는 시간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시간에 불과한 2시간 남짓한 시간이 괴로웠다. 이게 무슨 회의인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회의 안건 또한 직원들이 내는 건 회의가 끝나갈 때 "할 말이나 건의사항 있는 사람?"이라고 센터장이 물어봤을 때 있으면 이야기하고, 없으면 그마저도 없는 것이었다.
회의의 의미를 이 센터에 와서 정말 많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기존에 근무했던 다른 센터들에서는 이러지 않았는데. 그때는 어떤 이용인이 이런 일을 겪었고, 이렇게 대처했다. 이야기하고 그에 따른 슈퍼비전(이런 식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같이 지켜봐 달라 등)을 듣기도 하고, 앞으로 프로그램 진행은 이런 식으로 할 예정이다. 이 부분은 이런 보완이 필요하다 등 센터와 프로그램에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했는데. 그리고 보통 누군가가 잘못하거나 이런 부분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은 직급이 있는 사람(보통 중간관리자)이 해당 직원을 따로 불러서 요새 이런 걸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지난번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괜찮았냐? 물으면서 상담을 하는데.. 그렇게 해서 그 직원에게 주의를 주면서 존중해 주는 그런 것들이 보통인데. 여기는 그 '보통'이 없는 것 같았다.
물론 따로 불러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도 cctv를 보면서 이야기하거나 추궁하는 방식인 건 마찬가지였다. 이 대화방식이 굳어진 사람인가 보다 하고 어느 정도 포기하고 들어야 하는 식의 상담 시간이었다. 이것 또한 결국에는 '센터장이 그렇게 하니까.'하고 넘어가야 했다. 이런 부분은 앞에서 말했던 체계가 잡히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체계나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센터장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상황, 센터장이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게 옳은 게 되는 상황들 말이다. 이래서 어른들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가라고 하시는 건가 보다. 이것 외에도 좋은 직장에 가야 하는 이유는 정말 많지만.. 이래서 다들 이직을 준비해서 다른 직장으로 가나보다. 다음 직장은 꼭 법인이나 더 큰 곳으로 가야지. 그래도 경력이랍시고 이력서에 쓸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여기서 버텼던 내 20대 후반의 시간이 아까워지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