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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은 죽음 May 31. 2024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몬스터차일드 함께 읽기 중

몬스터차일드를 읽어주면 모든 아이들이 집중한다. 

적당한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생각해 볼 질문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아이들과 질문을 나누는 시간이 부족했고,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탓에 안타깝다. 




#8 믿고 싶은 것 이야기 중 [몬스터 차일드 - 이재문 글]


"강연우!"

"왜?"

"정말..... 네가 그랬어?" 

"내가 안 그랬다면 믿어줄 거야?"

"믿지. 왜 안 믿겠어? "

"아니. 아무도 내 말 안 믿어. 모두들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만 믿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은 열리지 않았다. 

소문은 언제나 부풀려지고, 진실이 무엇이든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나 역시 겪어 보았다.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 단단한 벽을. 


"정말 네가 그런 거 아니야?"

"너도 믿고 싶은 대로 믿어."




이번 챕터를 읽으며 우리 모두는 참 답답함을 느꼈다. 

책 밖의 우리는 알고 있었다. 

농장의 가축을 해친 것이 연우가 아님을. 

그러나 친구가 없는 연우는, 괴물이라고 손가락질받는 연우는, 고작 13살뿐인 연우는 

농장의 소를 죽인 것은 자신이 한 짓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다. 

도리어 반 아이들의 눈총과 폭력을 피해 교실밖으로 조용히 나갔다. 


연우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 한 아이가 대답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테니까요."

"말해봤자 소용없었을 거예요."


그래. 맞아. 참 답답하고 안타깝지. 

그러면 너희는? 


너희가 연우라면 어떻게 할래? 

아무도 너희를 믿어주지 않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할래? 

무거운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졌다. 


자존심이 강한 아이는 믿든 안 믿든 상관하지 않겠다라고 말했고, 

그저 슬픔의 눈으로 답하는 아이도 있었고, 

어떤 아이는 그래도 자신의 결백을 포기하지 않고 말하겠다고 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아찔하다.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면 말이다. 


"도덕시간에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지?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을 지키게 되는 거야.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잘못된 줄 모른다는 건 무서운 일이지. 


그 어떤 순간에서도 우리는 나 자신을 믿어줘야 해. 

하지만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잘못된 믿음 일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하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스쳐 지나가는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하고 싶었다. 


진실을 말하는 것에 용기를 내자고. 



표지 사진: UnsplashBrett Jor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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