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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랑 Aug 14. 2023

행동_나도 취미를 가지고 싶은데..

오늘도 곰생했어요 2부 (직장인을 위한 에세이)

“너는 부럽네 항상 취미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서, 나는 무언가 해보고 싶은 게 없는데..” 얼마 전 술자리에서 친구가 나에게 한 말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나와 대화하는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도 가끔씩 오르내린다.

듣다 보면 나는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없다.”라는 말속에서 무료와 선망 그리고 귀찮음이 섞여있어 때로는 무슨 말을 해주어야 될까 라는 고민에 빠지곤 한다.


나도 몇 년 전까지 취미도 뭣도 없이 일만 하고 피시방을 가서 게임을 한다던가 본가인 서울로 가서 친구들을 만나거나 영화를 보는 것 외에는 크게 취미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정성스러운 선물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봐야지 라며 그저 생각 속에 웅크리고 있던 계획이었던 원데이 마카롱 만들기가 어느새 캐릭터 마카롱 만들기 취미로 발전해 왔고 최근에는 프리다이빙이나 지금의 글쓰기로 어느덧 늘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정해져 있다.


“이거 한번 시도해 보는 게 어때?”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도 틀에 박혀있다.


 “그게 사실 끌리지가 않아.”


그런데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답답함 보다는 안타까운 감정이 먼저 들었다.


‘그저 가족과 회사가 전부인 이 친구가 행복하려면 어떤 취미를 가지게 해야 할까? 의지가 없다면 아무것도 안될 텐데..’


결국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돼버렸다.


사실 한번 이것저것 시도해 봐라라는 말은 사실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들 나와 같은 경험을 했을 때 느끼는 바가 같다고 장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당사자가 좋다고 느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없다고 포기하면 지금과 같은 무료한 기분으로 지속될 뿐이다.


나 또한 내게 맞는 취미들을 알기 전과 후의 생활과 인생관이 명확히 달라졌다는 것을 깨닫고 주위 사람들에게 권유할 정도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때로는 이렇게도 생각한다. 내가 만약 베이킹 원데이 클래스를 듣지 않았다면 어떠했을까? 아직 회사일에 빠져 살면서 틀에 박힌 루틴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지 않았을까?


퇴근 후의 내 또 다른 인생은 그저 한 경험으로부터 출발하게 되었고 내게 색다른 감동을 주었다.


특히 어릴 적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조차 하지 않았던 내가 인스타그램 강의를 듣고 캐릭터 마카롱 계정을 만들어, 처음으로 팔로워 5,000명을 돌파했을 때 기분은 잊히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함에 있어서 거부감이 점점 낮아졌다.


퇴근 후나 휴일에 나는 꾸준하지 않아도 무언가 시도함에 있어서 더 이상 무료함을 느끼지 않고 행복해하고 있다.


최근 들 직장인의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이다.


회사를 골라서 때로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어렵게 휴식을 쟁취해 왔지만 휴식 중에 무료함이나 걱정이 몰려와 애매하게 찝찝한 기분을 남긴다면 그보다 더 슬픈 일은 없다.


나 또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었고 그럴 때면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해보거나 모임을 한번 찾아서 나가곤 했다.

때때로는 평소에 하고 있던 운동이나 먹는 작은 즐거움들에 있어서 그것을 확대시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활용은 이미 내가 결정하고 있어 왔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나는 그게 좋은 추억이 되었든 나쁜 추억이 되어 내 리스트에서 소거되었든, 행동을 통한 경험으로서 비로소 알게 되었기에 무엇보다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인생이라는 총알은 언젠가는 녹이 슬기 마련이다.

과녁에 못 맞출 것이라 생각하고 한 발도 쏘지 않으면 미래에 과녁을 맞히게 될 다음 한 발의 총알은 더 이상 보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내 친구가 행복할 기회를 찾기 위해서 “별로 이거 안 당겨” 보다는 “이거 해봤더니 나하고는 안 맞아”라는 답변을 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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