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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엄마 Sep 17. 2023

피스타치오 머핀

캐나다 유학 시절 최애 간식


캐나다 유학 시절, 아침 일찍 등교할 때는 Save-On-Foods(캐나다의 대표적인 대형 식료품점)에서 주말에 사놓은 피스타치오 머핀을 하나 챙겨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하곤 했다. 학교로 가려면 10분 거리를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스카이트레인으로 갈아타서 Production Way라는 버스정류장이 있는 역에서 내려서 줄을 서서 145번 버스로 다시 갈아타야 했다. Production은 기다리는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다 우리 학교 학생이었다) 정류장이었는데, 줄이 길면 앞서 몇 대를 보내고 타야 했다. 그 줄에 서서 집에서 가져온 피스타치오 머핀을 주섬주섬 꺼내 먹으며 그날 수업 자료들을 다시 확인하곤 했다.

간식으로 학교에 가져가 수업시간에 먹기도 했다. 캐나다 학교는 수업시간에도 간식이나 심지어 식사를 가져와 꺼내먹어도 아무도 눈치를 주거나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는데, 수업 도중에 같은 클래스 친구가 거의 한상차림을 푸짐하게 차려놓고 먹는 모습을 처음 목격했을 때에 받았던 충격이 아직 잊히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배짱 있게 한상차림까지는 못 먹었고, 학교 일식집에서 파는 캘리포니아롤이나 학교 내에 있었던 서브웨이를 사 와 수업을 들으며 먹곤 했다. 캐나다에서 처음 맛본 피스타치오에 푸욱 빠져 머핀은 꼭 피스타치오 머핀을 사곤 했는데, 수업을 들으며 가장 즐겨 먹었던 것도 바로 이 피스타치오 머핀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피스타치오 머핀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공O의 피스타치오 라떼, 베O의 피스타치오맛 아이스크림 등 머핀이 아닌 다른 제품의 피스타치오맛을 만나면 반갑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그 맛에, 10년은 족히 지나버린 그때의 그 풍경을 떠올리곤 한다.


2008년 9월, 나는 한국에서의 짤막한 대학생활을 접고 캐나다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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