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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현 Oct 17. 2023

보통의 기적

 어젯밤의 잠자리는 평온하셨나요. 아직 이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지만, 하루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네요. 꿈보다 더 달콤한 하루를 오늘도 맛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요. 저는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잔 것 같네요. 입도 마르고, 얼굴도 부었고... 양치나 합시다. 


 여러분들은 어느 세계로 나가시나요. 저는 바다와 산이 함께 있는 이 아담한 마을에서 세상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뎌요. 아담한 이 마을은 팔도 짧을 것 같은데, 언제나 저를 감싸주고 있는 느낌이에요. 오늘도 저를 잘 지켜줄 거라 믿고, 발을 디뎌봅니다. 


 저는 매일 이 바다를 보고 출근길로 향해요. 거의 매일 보는 바다이기에 이제 친구가 된 느낌이에요. 그래서 무심코 지나가는 날이 많아요. 갑자기 미안하네요. 하지만 마음이 답답하거나 할 때는 이 친구를 바라보며 마음을 정리하고는 해요. 참 고마운 친구죠. 여러분들은 어떤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나요.


 어떻게 하루를 시작하셨고, 하루를 보내고 계신지는 모르지만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어요. 보통의 사람들이 이 세상을 이끌어나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이 말처럼 하루하루가 큰 사고 없이 보통의 하루가 된다는 것이 어쩌면 엄청난 기적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하루도 기적처럼 마무리가 되길 바라요.


 노을과 함께 제게도 보통의 기적이 다가오고 있나 봐요. 오늘 하루도 잘 지냈다고 노을이 따스한 위로를 보내고 있네요. 빛바랜 이 순간도 지나가고 이제 곧 밤이 찾아오겠죠. 어둠은 기적과 어울릴까요. 기적 같은 하루라고 하는데, 기적의 마무리는 왜 어둠으로 끝나는 걸까요. 아니면 밝은 것만이 기적과 어울린다고 믿어온 건 아닐까요. 제가 아무 걱정 없이 보내는 시간은, 해가 밝을 때까지 어둠이 자장가를 불러주는 때라는 것을 잊은 채로요. 그 어느 시간이든 뭐가 중요할까요. 오늘도 저는 제 침대 위에 편히 누울 수 있는걸요.


 보통의 하루를 기적의 하루로 받아들인다는 것. 그 마음을 갖는다는 것. 이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별을 찾는다는 것. 그것이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건 아닐까 하는 하루네요. 기적‘같은’이 아닌 기적의 하루가 오늘도 끝났네요. 당신의 하루를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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