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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현 Oct 20. 2023

2시간 안 쉬고 뛰기 첫 도전

 평소에 러닝을 취미로 하고 있긴 하지만, 20~40분 정도로 뛰곤 했어요. 가끔 10km 뛸 때는 조금 더 뛰긴 했지만요. 하지만 며칠 전부터 20km를 꼭 뛰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그전에 2시간 동안 안 뛰고 뛰는 것을 먼저 해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전을 해보겠다고 다짐을 했었어요. 계속 미루는 것보다 그동안 그래도 자주 뛰었기 때문에 한 번 도전을 해보고 조금씩 나아가보자 했어요. 그래서 별생각 없이 바로 오늘 실천을 했어요. 사실 뛰기 전에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죠. 2시간 동안 뛴다는 게 어렵다는 건 굳이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뭐 죽기야 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성공했어요.


 맞아요. 역시나 죽지는 않네요. 그런데 죽을 뻔했어요. 정말 천국 문고리 잡고 온 것 같네요. 영혼 몇 번 나갔다가 왔어요.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뛰는 건 성공해서 기분은 좋아요! 그런데 20km를 140m 남긴 건 너무 아쉽긴 해요. 그래도 잘했죠 뭐.! 첫 도전에 성공해서. 애초에 2시간 안 쉬고 뛰는 게 목표였고요!


 17km 이후부터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마지막에는 제가 뛰고 있는 건지, 기어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오늘 바람도 너무 불어서 페이스 조절도 어려웠고요. 뛰면서 '포기할까?'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 들었는데, '포기 안 하려면 나 어떡해야 할까?'라는 생각은 수 없이 한 것 같네요.


 '아무 생각하지 마' , '거의 다 왔어' , '해볼 만해.' , '오늘 뛰고 맘 편히 며칠 쉬어' 등등 진짜 별 생각을... 아무 생각하지 말라면서 생각을 계속... 생각 바다에 빠져서 헤엄치는 기분이었네요.


 뛰면서 정말 외롭더라고요. 동네 강아지라도 같이 뛰어줬으면 하는데 이놈들 오늘은 한 마리도 안 따라 오더군요. 평소에는 저에게 겁도 주면서 막 따라왔었는데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더군요. 청개구리들이에요.


 지금 이런저런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긴 하지만, 오늘 글은 쓰고 싶은 만큼만 그리고 손이 바로바로 키보드 자판을 누르는 대로만 쓰고 싶네요. 어쨌든 잘 끝내서 기분이 너무 좋네요! 사실 다리가 지금 근육이 너무 올라오려고 해서 고통스러운데, 기분만은 최고!


 인생이 마라톤과 비슷하다는데, 이 정도로는 안 힘들면 좋겠네요 솔직히. 많이 배웠습니다. 오늘. 

 

 할 수 있다. 그냥 해라. 시작했으면 하면 된다. 페이스 조절 잘해라. 목적지에는 도착할 수 있다. 아플 수도 있지만 할 수 있다.


 오늘도 하나 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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