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Bogota, Colombia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 위치한 몬세라테(Monserrate)에 올라가 보았다. 몬세라테는 해발 3,152미터에 위치해 있으며, 몬세라테에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케이블카(텔레페리코)나 등산열차(푸니쿨라)를 탑승할 수 있는 정거장도 해발 2,671미터에 위치해 있다.
몬세라테로 향하는 길에서 바라본 풍경은 온통 자신을 알아달라는 그림들로 가득하다. 특이한 것은 글자위주의 표현이 아닌 그림 위주의 표현이었으며, 주변의 그림과 도시 자체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보고타 도시 자체가 이런 창작물로 가득 차 있는 점을 볼 때, 콜롬비아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의도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는 것 같았으며, 이런 창작물들을 이제는 NFT 등의 정제된 방법으로 표현을 승화시켜서 더 절제된 도시 이미지로 바꾸어나가면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산 정상까지 도보로 1~2시간 올라갈 수도 있지만, 1분 1초를 아까워하는 한국인으로서 콜롬비아 $29,500(약 1만 원)의 비용으로 올라갔다 오기로 하였다.
도착을 하면, 이와 같은 이쁜 오솔길을 걷게 된다. 초록초록 나무들, 이쁜 꽃들, 담장 위의 덩굴 등 오랜 시간 자연과 사람이 만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산 정상에 오르면 이와 같은 보고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보고타 시내를 아래와 같이 조망할 수 있다.
몬세라테 산 정상에는 17세기에 세워진 성당인 '몬세라테 성지(Santuario de Monserrate)'가 있다. 이 성당은 콜롬비아 사람들에게 중요한 순례지로, 성탄절 같은 종교적 행사 기간 동안 많은 신자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성당 내부에는 '빠드레 헤수스 데 몬세라테(El Señor Caído de Monserrate)'라는 예수상이 있다.
성당의 밖에는 올라와서 눈에 보이는 것들을 천천히 즐기는 콜롬비아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인은 그럼 쉼 없이 다시 내려갔다. 그래도 아름 다운 풍경은 눈에 가득 담았다.
다 내려와서 볼리바르 광장에서 몬세라테 성당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겨 들었다.
콜롬비아의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확연하게 다른 점들이 있었다. 버스에서 보행이 부자연스러운 할아버지가 보였을 때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는 청년, 비행기에 올라서 짐칸에 짐을 올리는데 손이 부족했는데 바로 환한 미소와 함께 짐을 받아주었던 중년 남성, 공항 터미널에서 서있었더니 어느 비행기를 타냐고 게이트를 먼저 알려주겠다고 다가오는 젊은 여성, 비행기가 안전하게 렌딩 하자마자 성호를 긋고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사람들, 그리고 도시를 그들의 캔버스로 바꾸는 자유분방함과 그런 것을 용납하는 정부기관 등 우리나라와 다른 점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한시라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1분 1초를 쪼개어 사용하고,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을 애써 외면하는 현재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과는 다소 달라서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하였다. 어떻게 보면 꼭 우리나라의 수십 년 전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았고 우리나라의 80년대로 되돌아온 것과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저런 모습이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나의 모습이 조금은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제는 귀국하여 다시 거꾸로 변해버린 시차에 몸을 적응시키고 있다. 그리고, 몇 시간 후면 분초를 다투는 삶의 현장에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의 짧은 시간은 과거에 잊었던 잊어버린 우리 사회 안에 있었던 따뜻함들을 생각나게 하고, 또한 삶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