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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Mar 31. 2023

브런치에서 친구의 글을 발견할 확률

브런치에 글을 씁니다

[왠지 그런 거 할 것 같았어]


얼마 전 오랜 친구와 재밌는 대화를 나눴다. H는 대학 때부터 톡톡 튀는 매력이 있었다.

금발로 염색한 머리에 웃음이 많은 밝은 성격이었다.

몇 번의 이직을 겪은 평범한 직장인이던 그가 긴 휴가로 오랜만의 해외여행을 다녀오더니 말했다.


나 유튜버 하고 싶어.

그래 너 그거 하면 잘하겠다. 일단 이번 해외여행기부터 만들어봐

그치 나 잘할 것 같지?

나도 사실은 브런치에 여행기를 쓰고 있어

왠지 그런 거 할 것 같았어

그런 거라니...ㅋㅋㅋㅋㅋㅋㅋ


주위에 브런치 작가 승인받았다고 하니 그동안 10편 정도의 글을 썼냐고 했다. 사실 난 작가 승인을 단 하나의 글을 써 통과되었다. 과거의 브런치가 네다섯편의 에피소드를 작성해야만 작가승인이 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브런치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다 보니 신규 작가 유입이 적은 영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내유일무이의 글쓰기 플랫폼이니 글쟁이들은 다 모이지 않았을까)


[브런치에서 만난 사람들]


브런치를 둘러보니 700만 재외동포 시대에 걸맞게 외국에 사는 분들도 많고 다양한 영역에서 재미난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얘기가 반가웠다. 그중에는 진짜 현재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과거에 내가 머물렀던 시드니와 서귀포 강릉의 교동에 살고 있던 사람들도 있었다.


대한민국 최남단 도시 서귀포에는 유채가 한창이다.


그중에는 더러 내가 일하고 있는 업계의 사람들이라던지(연구관리 업계는 좁다), 크게는 행정과 정책이라는 같은 전공과 공공의 영역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글을 보면 반갑기 마련이다. 특히 젊은(상대적으로 ^^)날의 꿈이었던 프로스포츠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글을 보면 아직도 약간의 미련과 동경이 남아있다.


최근에 나는 SNS프로필에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캡션을 달았다. 조금 더 일찍 달 걸 그랬나. 작년에 대학원에 진학을 했는데 몇 년 만에 새로운 집단에 소속되다 보니 SNS 친구들이 꽤나 늘었던 것이다.


[익숙한 글을 발견했을 때]


J는 본인의 이름을 필명을 쓰고 있었다. 흔치 않은 이 이름과 흔치 않은 영역에 종사하는 그의 글을 보자면 그가 쓴 글임을 확신하지 않을 수 없었다. L은 패션을 전공했다. 안정성을 추구하던 그는 그래도 문화예술을 영위하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더니 이제는 스타트업을 취재하는 기자가 되었다. L의 글은 짧은 문단들로 가득한 인스타그램에서도 항상 이채로웠는데, 그 역시 브런치의 글을 쓰고 있었다. 간간이 안부를 묻고 만남을 갖는 J와 달리 L은 이제는 자연스레 소원해진 사이라 그의 글이 기다려질 뿐이다.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


유튜브와 같은 것들을 제외하고더라도 지상파 방송에서 일반인 출연자를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혼남녀의 새 출발을 주제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어느 남자가 나왔다. 낯이 익은 그 였는데 몇 회뒤 자기소개에서 천안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었다. 맞다 내가 아는 형님이었다. 나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 형님의 이혼소식을 알았다. (그 후에 연락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


서귀포 살던 시절 옆 회사 동료로 만나 같이 봉사활동도 하고 가끔 밥도 같이 먹던 정식이는 나는 솔로에 나오더니 결혼까지 골인했다. 그때나 방송에서나 그는 활발하고 예의 바르며 다른 사람을 배려했다.


세상사라는 게 신기하다. 오래된 지인을 재회한다던지, 낯선 글에서 필자를 알아챈다던지, 텔레비전에 아는 얼굴이 몇 주 동안 나오는 것들이 말이다. 그럴 때마다 조용히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내고 싶다. 잘 보고 있어. 잘 지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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