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담 Dec 22. 2022

[루디 이야기],2022년의 끝자락에서

넷플릭스 - 스포츠영화 추천작

네모난 침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기 싫은 겨울밤, 40도까지 올려놓은 전기장판의 뜨끈한 열기가 발목에 기분 좋은 족쇄를 채운다. 침대에 수감되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유흥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라는 큐브를 가로 세로로 번갈아가며 열심히 만지고 돌리다 한 문장을 만났다.


[사담 님의 취향저격 베스트 콘텐츠]


국가대표, 머니볼, 아메리칸 언더독 등 스포츠 마니아라면 베스트 콘텐츠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요즘 사람들이 킹정…이라는 단어를 왜 사용하는지 이해된다.) 베스트 콘텐츠는 이미 섭렵했기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득 내가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꼽아보면 어떨까 라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사실 알고리즘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나였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맨날 팝송만 추천하고, 인스타그램은 이유 모를 메타버스와 AI 주제의 스폰서드 광고들로 가득하다. 나는 항상 새로운 장르, 다양한 이야기를 갈망하는데 알고리즘은 나를 계속 한 공간에 구속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온통 스포츠 이야기들로 가득한 넷플릭스 추천작만큼은 알고리즘의 혜택처럼 느껴진다. 내가 스포츠라는 공간에 계속해서 머무를 수 있다면 알고리즘의 질척이는 집착을 온몸으로 반겨줄 수 있다.


앞으로 내가 소개할 영화들은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들이다. 특히 '실현 가능한 목표'에 다가가는 이야기는 나에게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거기에 ‘단체 스포츠’가 어우러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첫 번째 추천작인 ‘루디 이야기’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며, 남들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 안에 살고 있는 나를 해방시켜준 실화 기반 스포츠영화다. 이 영화는 체격이 왜소하지만 노트르담대학교 미식축구팀 선수가 되고 싶은 평범한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루디는 성적 체격 모두 미달에, 선생님, 친구들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몽상가 취급만 받는 학생이다.

아니나 다를까 고등학교 졸업 후 그가 갈 수 있었던 유일한 곳은 미식축구 필드가 아닌 생활전선의 필드인 공장이다.

그는 4년 간 공장에서 꾸역꾸역 노동자로 일을 한다.

아무도 루디의 꿈을 지지해주지 않았지만, 유일하게 친구 ‘피트’만은 달랐다.

꿈꾸는 사람만이 삶을 견딜 수 있다.”

루디는 소중한 친구에게 따뜻한 위로를 받으며 다시 한번 꿈을 되새긴다.

그 후 안타깝게도 ‘피트’를 산업 재해로 잃는다.

친구의 죽음에 슬퍼하면서도 ‘피트'의 조언을 꽉 붙잡고 무작정 노트르담대학교로 떠난다.

평생동안 무뚝뚝하기만 했던 아버지는 버스를 기다리는 루디를 찾아와 자신의 불우했던 경험을 나눈다.

허황된 꿈은 이룰 수도 없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만 준단다.”

잘못된 건 없다. 네 나름대로 행복할 수 있어”

아버지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루디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루디는 근처 전문대에 다니며 노트르담 미식축구팀 경기장에서 시설정비 아르바이트를 한다.

무려 3번이나 편입에 실패한, 그러고도 꺾이지 않는 의지로 4번째 도전에서 편입에 성공한다.


역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 결국 편입에 성공해 미식축구팀 연습생이 된다.

하지만 루디는 졸업하기 전까지 정식 시합 한번 나가보지 못한 후보 선수일 뿐이었다.

졸업을 앞둔 루디는 졸업 전에 단 한 경기만이라도 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졸업 전 마지막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도 제외된 것을 확인한다.

오랜 시간 참고 또 참으며 견뎌낸 루디는 결국, 마지막 연습에서 도망친다.

루디는 경기장에서 우연히 자신을 남모르게 도와주었던 미식축구장 관리인을 만나게 되고,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람들에게 증명하고 싶었어요.” ”제가 특별한 존재란 걸요”

관리인은 루디에게 강한 어투로 말했다.

“다른 누가 아니라 스스로에게만 증명하면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루디는 다시 마지막 훈련에 참여하고 지난 2년과 똑같이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에 임한다.

선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졸업 전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게 되는데...

“남들은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이야기했죠”

우리는 남들이 정해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고민한다.

그것이 정말 자신의 한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022년의 끝자락에서 나에게, 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새롭게 맞이하는 2023년은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을 증명하는 한 해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자신이 누군지 증명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Happy new year! Happy new you!


[사진 출처: 루디이야기, 네이버]

작가의 이전글 [사우나 : 오늘도 견뎌낸 당신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