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시장이 뜨겁습니다. 코스피는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도 꾸준히 야금야금 오르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고요. 비트코인은 이미 너무 오른지 오래된 듯합니다. 부동산은 잘 모르지만 한강 주변 핵심지역은 많이 올라다고 하더군요. 뭐 현금이 아닌 다른 자산 군은 전부 싸그리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중 올해의 자산은 아마도 '금'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금 가격이 두 배는 넘게 오른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온통 금 이야기뿐이고 자주 가는 대형마트 한 쪽에 금을 매입하는 가판대가 세워져 있을 정도입니다. 투자를 조언하는 사람들은 이제 금을 사서 평생 모으라고 합니다. 미국 시장이 미친 듯이 오를 땐 S&P500만 꾸준히 모으라 더니 이제는 금이랑 KOSPI도 함께 모으라고 조언합니다. 개차반 취급당하던 금과 국장이 언제부터 이렇게 귀중한 자산 군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지금부터 사 모으고 기다리면 부자가 되는 걸까요?
국내 주식, 해외 주식 그리고 금 모두 중요한 자산 군입니다. 다만 우리는 언제 어떤 자산이 힘을 얻고 상승세를 탈지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금과 국내 주식을 사지 않았던 걸 후회하는 건 후향편향일 뿐입니다. 상승한 자산 군을 보면서 이게 정말 중요했고 그동안 값이 쌌다는 어리석은 합리화를 하는 것입니다. 결과를 맞춘 사람들은 자신의 예측을 뽐내며 사람들을 설득하기도 하고요. 즉, 믿을 놈은 아무도 없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하락장이 미친 듯이 도래하면 아무도 관심 없던 자산 군에 관심이 쏠릴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현금이 왕이라고 선전하며 모두 단기 채권이나 달러에 투자해야 한다고 하겠죠. 원래 주식이나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크니깐 위험하다고요. 다시는 주식이나 비트코인을 하면 안 된다고 한탄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고요. 사람의 심리는 이렇게 간사합니다.
저는 공부를 하고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지 이제 4년 정도 됐습니다. 전문가도 아니고 개별 주식을 분석하는 방법조차 모릅니다. 경제 흐름이나 상승 사이클 같은 것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알겠습니다. 시장은 상승과 하강이 불규칙하게 반복된다고요. 그리고 자산마다 상승과 하강의 시기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요. 그리고 우리는 어떤 자산이 언제 상승하고 하강하는지 맞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요. 전문가라도 말입니다. 그러니 모든 자산을 항상 다 갖고 있어야 합니다. 자산 배분을 하면 예측이나 두려움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만큼 수익률은 줄어들겠죠. 하지만 마음의 안정을 얻고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면 그깟 수익률쯤 포기하는 건 오히려 현명한 일입니다.
종종 제 계좌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국장이랑 금에 더 많은 비중을 넣어놨으면 더 많이 벌었을 텐데. 비트코인에 몰빵했으면 진짜 많이 벌었겠다."라고요. 이 또한 후향편향이지요. 지금 올랐으니깐 마치 꼭 올라야 했던 것이라고 착각하며 후회하는 겁니다. 이럴 때 대체 역사를 써보면 됩니다. 만약에 주식과 비트코인이 폭락했다면? 저는 그래도 살아남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더 큰 수익을 얻었을 수도 있겠지요. 이렇듯 자산 배분을 하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순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집니다.
제 포트폴리에는 투자를 시작하는 처음부터 항상 금이 존재했습니다. 주식, 채권, 현금 모두 존재했습니다. 다만 비중이 조금씩 달랐을 뿐입니다. 제 목표 수익률은 7-10% 정도입니다. 작은 수익률을 추구하지만 제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작지 않은 수익률입니다. 매년 7%씩 10년이면 투자 원금이 2배나 되는 마법의 수익률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100%씩 벌 때도 저는 편안한 마음으로 작은 수익률을 추구하며 오랫동안 시장에서 살아남고 싶습니다. 탐욕과 공포의 시장에서 편안하게 살아남으며 돈 보다 중요한 가치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면 분명 뜻밖의 행운이 찾아올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