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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길 Aug 08. 2022

디자이너의 무기, 맥북 vs 아이맥

맥북과 아이맥 중 나에게 더 적합한 걸 고르는 가이드라인

디자이너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뭘까?

디자이너가 대화할 때 사용하는 3가지 대화 방식. 적극적인 태도일 수록 효과적(?)이다

디자이너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장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좋은 글과 언변술도 무기 중 하나지만, 어쨌든 우리는 컴퓨터가 없으면 일을 못 하니까...


장비를 고를 때 가장 고민하는 건 윈도우 vs 애플일텐데, 아마 대부분 '야 애플이 짱이야 맥북 사달라 해' 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왜 애플을 골라야 하는지는 다음에 다뤄보도록 하고, 일단은 그 하위 고민(?)인 맥북이냐, 아이맥이냐 를 한번 얘기해보고자 한다.




디자이너의 애플 기기 양대 산맥, 맥북과 아이맥


애플 기기를 업무 장비로 구입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이제 고민해야하는 건 둘 중 하나다. 맥북이거나, 아이맥이거나. 맥북과 아이맥은 애플의 주력 PC 라인업이며, 예전에 비해 클래식한 멋은 좀 빠졌지만 여전히 업계 종사자들에겐 갖고 싶은 기기 상위권을 차지하는 장비다.


그렇다면 나는 이 둘 중에 무엇을 골라야 할까? 몇 가지의 기준점을 두고 얘기해보자.

 

? 둘다 사시면 되는걸 무슨 고민까지...맥없찐?


둘다 살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2022년 8월 현재 가장 기본 옵션과 가장 저렴한 모델을 구입한다고 해도 맥북과 아이맥을 둘다 산다면 돈 몇백은 우습게 깨진다. 당연히 조금 더 큰 화면, 조금 더 좋은 성능을 살짝만 원해버리기만 해도 순식간에 가격은 천정부지로 상승한다. 그래서 우리는 고민을 하고 고민을 또 하고 또 고민을 한 다음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1. 휴대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기준점이다. 내가 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다닐 것인가?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10번 중 3번은 밖으로 가지고 나가야 하는 업무 상황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만에 하나 들고 어디론가 이동해야 하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 상황인가? 그렇다면 아이맥은 선택하기 힘들다.


??? : 들고 다닐 수 있으면 됨ㅇㅇ

이건 맥북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에 당연히 이견이 없다. 아이맥도 들고 다니려면 들고 다닐 수 있다. m1 프로세서 출시 이전의 인텔 27인치 아이맥도 10Kg 내외라, 휴대하려면 휴대가 가능하다. 심지어 아이맥 가방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답도 없다. 다마스에 서버도 싣고 다니면서 '암튼 휴대용 서버임ㅋㅋ' 해도 할 말 없으니까...


휴대하는 것의 또 다른 기준이 되는 것은 '내 작업 현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가?'도 있다. 맥북의 경우 업무 진행 현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동할 수 있지만, 아이맥은 클라우드든 USB든 드라이브든 이동 전에 업무를 정리해야 하고, 이동 후에 업무를 재개하는 것도 수고로운 일이 된다.

김영하 작가님도 강조한 백업의 중요성.


2. 더 넓은 화면, 더 정확한 색감

더 넓은 화면이 필요하다면 아이맥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디스플레이 패널 역시 맥북에 비해 조금 더 선명하다. 물론 '색감이 정확하다' 라는 건 할 말이 많은 표현이지만,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은 저 표현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를 가능성이 크기 떄문에 그냥 넘어가.....기 전에 간략하게 적어본다.


디지털 디바이스에서의 색감은 우리가 실제로 의도하고 디자인한 대로 보이지 않는다. 어찌 됐든 디자이너가 작업할 때, 본인이 작업한 기기를 기준으로 색감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상에서 조정한 색감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우리가 보게 되는데, 이제 디스플레이 패널의 종류, 퀄리티 등에 따라 그 색감이 달라지게 된다. 즉, 작업 시 기준 디스플레이를 정하지 않는다면, 보는 사람의 디바이스에 따라 색감은 다 달라진다는 것이다.

대표님 제발 제 핸드폰으로 테스트해주세요...대표님 폰엔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까지 씌우셨잖아요...

디바이스의 디스플레이 패널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는 건, 하나의 컴퓨터에 서로 다른 제조사의 모니터들을 물려서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더 비싼 모니터를 구입하는 이유는 주사율, 크기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얼마나 넓은 색 영역을 지원하는지도 포함이다. (색 영역에 대한 것도 나중에....)

  

왜 '아이맥의 색감이 더 정확하다' 라고 하냐면, 일단은 제조사가 모두 애플이기 때문이다. 즉, 애플이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하드웨어도 같이 만들었기 때문에, 내가 프로그램 상에서 지정한 색감을 디스플레이가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 반면에 맥북의 경우, 맥북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해도 되지만, 아이맥의 디스플레이에 비하면 그 퀄리티가 다소 떨어진다. 휴대성이 중요한 폼팩터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보조 모니터를 끼우는 순간 맥북 디스플레이와 보조 모니터의 서로 다른 색감을 볼 수 있다. 색감을 보정하는 캘리브레이션 과정을 거칠 순 있지만, 전문 캘리브레이팅은 매우 비싸다...


각설하고, 24인치 이상의 더 넓은 화면을 별도의 모니터 구입 없이 바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아이맥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이유가 될 것이고, 또한 디스플레이의 더 높은 품질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 역시 좋은 이유가 된다.


3. 성능

성능은 사실 이제 어느정도 상향 평준화가 되어 있다. 애플 M1 프로세서 이후에 출시되는 애플 라인업들은 모두 주니어 디자이너가 '디자인 용도로 쓸건데 애플 기기 뭐가 좋을까요?' 라는 질문의 최소 기준을 다 충족시킨다. 가장 낮은 옵션을 사도 '포토샵, 일러스트, 피그마할건데요' 가 다 가능하다는 뜻.


물론 포토샵 작업도 작업마다 성능 필요 요구치가 다를 것이다. 그건 일전에 다른 글에서 다룬 적이 있으니 넘어가겠다. 아무튼, 맥북과 아이맥 어떤 걸 사도 기본적인 작업 성능은 충족시킨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제 예산. 대부분 기본 성능에서 램을 더 추가하는 걸로 일반적인 디자인 작업용 사양을 맞추곤 하는데, 그런 경우 비슷한 성능을 두고 보면 아이맥이 훨씬 더 비싸다. 디스플레이의 품질과 악세사리 등을 생각하면 크게 비싸지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내 지갑에서 당장 나가는 돈만 생각해보면 맥북이 조금 더 경제적이다.


옵션. 뜬금 없는 다른 선택지들

여기까지 읽었다면 어느정도 판단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혼란을 주는 2가지의 선택지를 던져본다. 바로 맥미니와 맥스튜디오. 맥미니는 가격만 본다면 맥 PC 라인업 중 가장 저렴하다. 게다가 맥미니 자체만 따지면 들고 다닐 수도 있다. 데스크탑의 퍼포먼스를 휴대할 수 있다? 확실한 메리트가 된다.

??? : 들고 다닐 수 있으면 ㄷ....진짜 들고 다닐 수 있네?

문제는 이제 깡통 본체만 들고 다닐 순 없다는 것.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가 없으면 그냥 감성템1로 전락한다. 성능은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지만 맥스튜디오 역시 비슷한 포지션.


하지만 퍼포먼스만 놓고 본다면 맥북이나 아이맥과 대등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맥미니나 맥스튜디오는 업무 공간이 어디든 기본적인 악세사리를 휴대할 수 있는 사람이면서, 공유 오피스처럼 디스플레이가 항시 준비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엔 매우 추천한다. 물론 디스플레이 품질은 어느정도 포기해야 한다...



애플이 갈 수록 PC 시장의 라인업을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거치할 수 있는 데스크톱 형태보다는 휴대까지 고려한 폼팩터를 더욱 더 늘리고 있다. 아무래도 포스트 코로나의 영향이 아닐까 싶은데, 더 이상 일하는 곳에 구애받지 않는, 실질적으로 '지구촌' 세상을 구현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건 거시적이고도 거국적인 애플의 정책이니 나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맥북과 아이맥, 그리고 맥미니 중에 내가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을 판단해서 구입하길 바란다.


물론 회사에서 사준다 하면 가장 비싸고 가장 좋은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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