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야북카페 Jun 03. 2022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처하는 영화광의 자세

*** 본 글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인,    

      2022년 3월 27일 작성된 글임을 알립니다 ***


오스카 이브를 기념하며 <파워 오브 도그>를 다시 본다.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초간단 리뷰를 하자면    

<피아노> 산골 버전, <브로크백 마운틴> 마라 버전이라고나 할까.


제인 캠피언 감독의 출세작이었던 <피아노>에서처럼 피아노는 여전히,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한다.      

전작 속 피아노는 억압된 욕망의 표출 도구로 등장했던 반면, 파워 오브 도그의 '그것'은 가학적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두 번 보니 더 확/실/히 알겠다. 이동진 평론가의 말을.

"사냥개처럼 정확하고 피아노처럼 우아하며,        

  토끼처럼 애처롭고 밧줄처럼 서늘하다"

- 2시간을 아우른, 한줄평 계의 엔드게임이라 하겠다.


120분 러닝타임이 지루하다는 평이 많지만 나는... 글쎄.

제인 캠피언의 더욱 섬세해진 서사력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1993년작 <피아노> 이후 다시금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제인 감독이 30년 전보다    

훨씬 "깊고 안정된"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시놉시스랄 게 별거 없다.      

몇 문장으로 요약될 법한 간단한 내용인데,     

그걸 캐릭터들 간 심리전으로 디테일하게 묘사해 내는     

그 연출력이라니.  진정 '에이 알 티' - 아트다.    

이것이야말로 “파워 오브 디렉터” 아니겠는가.       

마지막 10분을 향해 차곡차곡   

호흡을 쌓아가는 내공은 두 말하면 입 아프고.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내공도 만만찮다.        

이 영화를 1회 차 관람할 때 후반부의 희/열을    

온전히 맛보기 위해 일부러 스토리 리뷰를 읽지 않았다.    

컴버배치의 과한 마초 설정이 영화 초반에는 부담스러웠는데, 그의 "정체"가 밝혀지는 대목에서    

아!... 낮은 탄성이 나오는 걸 멈출 수 없더라는.


빈틈없는 캐릭터 분석, 완벽한 몰입에서 나오는      

역대급 연기력을 선보인 컴버배치 못지않게    

눈길을 끈 배우가 "코디 스밋 맥피" 다.    

시나리오 상 본 영화에서는 미소년으로 설정됐는데,     

나는 어쩐지 <머시니스트>의 ‘크리스천 베일’을 보는,    

그런 기분이더군.      

바람 불면 훅- 날아갈 것 같은 '약골남' 설정을 위해     

고무줄 몸무게남, 크리스천 베일처럼    

엄청 단식이라도 한걸까. 저 친구 아역 때는 안 그랬거든.    



그.... <렛 미인> 할리우드 버전 보셨나?    

거기 나오는 남자 주인공 꼬마애가 코디 스밋 맥피다.    

을매나 귀염 뽀짝, 통통했는데.    

역변한 것 같아 괜히 맺찢한다.    


세/월을 속일 수 없는 '커스틴 던스트' 역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때를 떠올리자면   

슬프긴 마찬가지지만 연기만큼은 최고였고.



사실 내 마음속 작품상은 <벨파스트>지만,     

<개의 힘> 역시 흠잡을 데 없는 경쟁작이라 본다.     


음... <돈 룩업>은 흐흐흐흐.      

빅웃음 주신 것만으로도 매우 칭찬한다.    

말 나온 김에 한 번 더 봐? 다시 봐도 엔딩에서까지      

'온몸 불사르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 투혼에 기립박수 칠 듯 ㅎㅎㅎ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