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요즘사]에서 '스토리지북 앤 필름' 독립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마이크의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책방을 워낙 좋아해서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볍게 눌렀는데,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오래 하는 법이 있냐는 질문 후 이어진 그 사람의 답변이 아직까지도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아요.'
마이크는 책방에 있는 책을 홍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꾸준히 게시물을 올렸다고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좋아요나 댓글 등 피드백의 양이 줄어들면서 자기가 하고 있는 행위가 과연 의미 있는 것일까 하는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그런 충분한 보상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책방을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는데, 그러던 어느 날, 시선만 살짝 달리 했더니 적어도 한두 명은 꾸준히 그 게시물을 보고 책방에 찾아와 책을 찾고 있다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저 하던 대로 계속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건 그저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 나는 인스타툰을 그릴 때 처음부터 엄청난 성공과 관심을 바라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그럴 실력이 되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도 않았다. 부족한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있으니 내 실력을 직시하고 그걸 발전시켜 나갈 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내가 돈과 명예 등을 바라는 순간 그것이 내가 쓰는 글과 내가 그리는 그림에 어떻게든 묻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그건 진정한 내 것이 아니게 될 게 뻔했다.
그런 말이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꾸준히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여기서 요지는 '이긴다'가 아니다. '꾸준히' 하는 게 결국 답이라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그 일을 함에 있어 '좋아한다' 외의 다른 목적을 배제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중요하지 않은 것들, 내 것이 아닌 것들에 흔들릴 필요 없다. '나중에 자연스럽게 따라오겠지'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기대고 욕심이다. 그저 꾸준히,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아직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지 못했다면 그것부터 찾는 게 우선일 테다. 그러나 이 주제에 있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불안요소 중 하나는 바로 ‘조급함’이다. 내 시간은 내 것이다. 천천히, 진지하게 여러 가지 해보고, 그래서 찾았다면 또 해보고, 아니다 싶음 다른 걸 해보면서 살아가면 된다. 그러면 궁극적으로 본인이 추구하는 삶에 계속 가까워질 것이다.